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헌금 파문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비박근혜계 주자 3인의 사퇴요구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이미 리더십은 무너졌다는 게 내부 평가다.
황 대표는 5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로서 모든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새로운 개혁적인 선거대책위원회를 후보 결정 이전이라도 준비해 조기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직에 미련이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조기 선대위 구성으로 난국을 돌파하려고 하지만 박근혜 후보나 당내 의원 일부마저 황 대표의 제안에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5ㆍ16 전당대회로 당선된 지 3개월 만에 '아군 없는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
비박주자인 김문수ㆍ김태호ㆍ임태희 예비후보는 황 대표를 향한 사퇴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대선 경선 중 지도부 공백을 요구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황 대표에게 우호적인 여론은 많지 않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비박주자들의 황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공천 당시 원내대표이자 비대위원이었고 이후 당 운영주체로 일방 통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퇴 주장이 일견 이해가 간다"면서 "황 대표는 이미 정치적 지도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해결할 주체가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가 제안한 선대위 조기 구성은 사실상 대선 후보로 유력한 박 후보 측에서도 제대로 된 해법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천헌금 파문으로 인한 경선 파행을 풀기도 전에 선대위 구성을 제안한 것은 비박 주자의 감정만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당 운영을 문제 삼는다. 황 대표가 3일 발족시킨 '대표 주재 정례 보고회의'는 기존 회의체와 다를 바 없는 '옥상옥' 회의라는 지적이 인다.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청년최고위원회, 2030정책토크 등은 구성 과정에서 20~30대 당내 인사들이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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