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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98경제] `구조조정 태풍' 안끝났다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금융기관은 언제든지 퇴출될 수 있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지난달 23일 열린 「범금융인대회」에서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 말이다. 살벌한 구조조정이 진행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1년을 무사히 살아남은 금융기관들도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올 한해동안 온 나라를 휩쓴 구조조정의 태풍은 은행과 종금사, 보험사 등 금융권 전반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5개 은행과 16개 종금사, 5개 증궈사, 4개 보험사, 2개 투신사, 10개 리스사, 12개 금고 등 1, 2금융권에서만 50개(신용금고등 포함하면 96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문을 닫았고, 남은 기관들도 살아남기 위한 합종연횡을 벌였다. 최근 조흥-강원은행과 현대종금의 합병 발표로 이같은 금융기관 구조조정은 1단계를 마무리지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차 관문을 통과했다고 해서 금융기관들이 「안전지대」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조흥-강원은행 합병으로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은행권의 경우 내년중 몇몇 은행들이 합병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충북은행. 외자유치를 통한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지만, 금감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조흥-강원은행과의 추가 합병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부산-경남은행에 대해서도 내년중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반기 이후 줄곧 합병 논란에 휘말린 두 은행은 최근 증자에 성공함에 따라 독자생존 노선을 굳혔으나, 여전히 차기 합병 후보대열에 올라 있다. 금융계 일각에선 이밖에 남아있는 지방은행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금감위의 「새틀짜기」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따라서 내년중 지방은행들간에 2차 합병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올해 합병을 선언했거나 독자생존 방침을 굳힌 시중은행들도 대부분 (추가)합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구도 속에서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이합집산(離合集散)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살아남은 14개 종금사들도 내년 6월 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는 2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바람을 피해 온 신용금고도 올 연말기준으로 「위험가중 실질자기자본비율」을 적용, 이에 따른 구조조정을 겪을 전망이다. 부산지역의 10여개 금고간 합병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개사가 소멸한데 그친 투신사의 경우 아직까지 구조조정이 시작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올해 일련의 구조조정을 치른 금융기관들은 지금 완전한 골 지점에 도달했다기 보다 중간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권이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면서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종합금융기관과 특정 업무만을 취급하는 소형 특화금융기관으로 양분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무영역의 벽이 허물어지고 외국 금융기관들의 국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쟁력이 없는 금융기관들은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는 벼랑 끝으로 밀리게 되는 것이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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