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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부지를 넓은 곳으로 옮긴 후 생산량이 3~4배는 더 늘었어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덕분에 해외 바이어들과의 계약도 한층 수월해졌죠"
박성용(사진) 코스몰 대표는 지난 6월 완공된 경기 화성 신공장을 소개하며 활짝 웃었다. 과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시화 창업보육센터에 있을 때만 해도 영세해 보이는 규모 때문에 계약을 망설이던 해외 바이어들이 새 공장을 지은 후부터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몰은 비타민C 유도체인 COS-VCE을 비롯해 피부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관련 직장을 다니던 박 대표가 화장품 소재 기술을 들고 지난 2004년 설립했다. 현재 일본ㆍ대만ㆍ태국ㆍ인도네시아ㆍ이탈리아ㆍ프랑스ㆍ독일ㆍ미국 등 전세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7억원 가운데 70% 가까이가 수출이다.
박 대표는 "현재 일본 수출 비중이 가장 큰데 먼지 개수까지 따질 정도로 품질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일본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사업 초기만 해도 제품개발, 시장에서의 진입장벽, 자금조달 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는 회사가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가파른 성장을 시작한 코스몰이지만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공장 증설 문제로 인해 위기를 맞아야 했다. 창업 5년을 맞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하게 되면서 새로운 공장 부지ㆍ설비 확보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몰의 경우 화학업종의 특성상 이전 가능한 산업단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담보력이 부족한 벤처기업 입장에서 설비투자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은행을 통해 알아보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표의 눈에 띈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협동화사업 자금이었다. 협동화사업 자금이란 3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규합해 집단화ㆍ공동화ㆍ협업화 사업을 진행, 시너지 효과가 기대될 경우 지원해주는 정책자금이다. 대출금리가 업력 5년 미만 기업의 경우 2.59%, 5년 이상 기업의 경우 3.09%에 불과해 시중은행보다 훨씬 낮다.
박 대표는 창업보육센터에 함께 입주해 있던 뉴로피드, 미래파인켐 등과 함께 중진공에 협동화사업을 신청, 지난 2010년 총 58억6,000만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세 회사는 지원자금에 자기 자본 일부를 투자해 경기 화성 제약단지에 토지와 필요한 공장 설비를 매입했다. 뉴로피드는 인지질을 활용해 식품ㆍ제약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며 미래파인켐은 피타바스타틴 중간체를 활용한 제약소재를 만드는 회사다. 세 업체 모두 화장품ㆍ제약 소재 제조 회사이고 규모도 비슷한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충분했다. 현재 세 회사는 같은 공장 부지에 입주한 것은 물론, 마케팅과 제품개발 등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초기기업의 경우 기술과 시장성이 있어도 신용도 때문에 은행 대출을 받기가 정말 어려운데 중진공의 협동화 자금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아마 각 회사가 개별적으로 자금을 구하려 했다면 공장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중진공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명성훈 중진공 경기서부지역본부 과장은 "코스몰은 우리나라에서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화장품 관련 원료를 만들어낸 기업"이라며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부가가치가 높고 수출 가능성이 큰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정책자금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지원 경위를 설명했다.
협동화사업을 추진하며 세 기업간 마찰은 없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대표는 "협동화사업은 한 업체라도 욕심을 내면 의견 조율이 힘들기 때문에 대표이사들끼리 대화를 많이 했다"며 "부지 안에서의 공장 위치 등 대부분의 사항을 서로 양보하다 보니 갈등은 크게 없었다"고 밝혔다.
해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한다는 박 대표는 공장을 확장ㆍ이전하면서 당장 수출이 훨씬 용이해졌다고 자부했다. 그는 이를 통해 내년 매출은 지난해(27억원)의 두배 이상인 60~70억원, 2014년 매출은 100억원 이상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표는 "외국 바이어들은 회사 시스템을 많이 보는 편인데 프랑스 쪽만 하더라도 창업보육센터에 있을 때는 계약을 주저하다 이곳으로 온 뒤에는 곧바로 계약을 진행했다"며 "공장시설을 보기 위해 지금도 유럽과 중국, 미국 등에서 바이어들이 자주 왔다 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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