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날 정당공천제 폐지가 위헌 소지가 있는 만큼 유권해석을 받자고 제안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에는 중앙선관위원회·헌법학회 등 유권해석 또는 준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는 기관이 있는데 여야 공동으로 자문을 요청해 결론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여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표만 먹고 튀는 '먹튀정권'이며 약속을 밥 먹듯 파기하는 '파기정권'"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또 "당 대표도 좋고 원내대표 간 맞짱토론도 좋고 아니면 4자토론도 좋다"며 TV 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새누리당이 정당공천제를 유지할 경우 단독으로 정당공천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여권을 압박했다. 특히 김한길 대표가 24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의 회동에서 협력을 이끌어낼 경우 이 문제를 더욱 공론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려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현재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만큼 정당공천제를 유지할 경우 이번 선거에서 압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민주당이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후보들에게 지지도가 낮은 민주당 색깔을 지운 채 현역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중 중랑구(3연임)와 양천구(직무대행)를 제외한 23개 구청장 중 1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결국 민주당은 정당공천을 폐지한 뒤 이들 의원이 다시 출마할 경우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측의 경우 속내가 조금 다르다. 오는 3월 신당을 창당한다고 하지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후보까지 공천할 수 있는 인재 풀이 충분하지 않아 정당공천 폐지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정당공천제를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 유지라고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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