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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링 문화, 일상이 되다 비용 절약+ 환경 보호 일석이조

"차도… 사무실도… 사느니 원할때 빌려쓰자"<br>베이비시터서 옷 교환까지<br>불황에 공유 소비 행태 확산


수천만원을 주고 구입한 자동차, 주차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답은 하루 평균 23시간이다. 내 주차장에 세워두기 위해 자동차 할부금과 보험료를 월 수백만원씩 꼬박꼬박 지불하는 셈이다. 일단 필요해서 샀지만 1년에 한두 번 쓸까 말까 하는 공구, 아이가 자라서 못 입는 옷도 볼 때마다 아까운 마음이 든다. 가뜩이나 불황이 이어지면서 자동차나 사무실, 각종 물품을 '소유'하기보다 원할 때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소비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비싸지만 막상 없으면 불편한 자동차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그린카(Greencar), 쏘카(Socar), 드라이브플러스(Drive+) 등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속속 시작됐다. 직원과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반납 확인을 받을 필요가 없이 무인(無人)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점, 한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렌터카와 다르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후 근처 주차장을 찾아가 미리 발급받은 회원카드나 스마트폰의 리모컨 앱으로 차문을 열면 된다. 지역 거점을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 회원들이 돈을 내고 차량을 공유한다는 특성이 강하다.

소유 자체가 힘든 사무실∙숙소도 유연하게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사무실을 하루 단위로 빌려 쓸 수 있는 '코업(C0-UP):여럿이 함께'나 KT의 올레서비스드오피스(Olleh serviced office)'도 프리랜서나 벤처기업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해외의 '에어비앤비(Airbnb)'를 벤치마킹한 '코자자(KoZaZa)'는 개개인이 며칠 몇 달씩 비워두는 주택을 타인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집주인과 손님을 이어주는 서비스다. 아직 비공개 시범 서비스 중이지만 조산구 코자자 대표는 "주거 역시 소유(own)가 아니라 접근(access)하는 시대"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자동차나 정수기∙주택 등을 빌려 쓰는 렌털 서비스가 있었지만 렌털과 셰어링은 개념이 다르다. 셰어링은 우선 개개인의 참여와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또 '소유'하는 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김중태 IT문화원장은 "렌털은 일정기간 또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소유한다'는 의미가 컸지만 공유경제에는 아예 소유의 개념이 없다"며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셰어링에는 절약과 친환경이라는 이 시대의 키워드가 정확히 반영됐다. 쏘카는 자동차를 구입했을 때(590만원)와 공유할 때(256만원)의 연간 비용차이가 약 334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모두가 똑같은 물품을 구입해 묵히지 않게 되기 때문에 비용절약과 함께 환경보호 효과도 기대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엔젤투자자인 론 콘웨이는 올해 가장 엔젤투자가 집중될 분야로 '셰어링 서비스'를 꼽았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셰어링 서비스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가 자라서 더 이상 못 입게 된 옷을 대여∙거래할 수 있게 하는 미국의 웹사이트 '트레드업(ThredUp)'은 투자자들로부터 수백만달러씩 투자금을 유치하며 주목 받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어른들은 '스와프스타일(Swapstyle)닷컴' 같은 웹사이트에서 안 입는 옷들을 교환한다. 이 밖에 바쁜 부모들이 베이비시터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어번베이비시터(UrbanBabysitter∙미국)' 같은 서비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가구∙옷∙기계 등을 수리할 수 있는 각종 공구를 비치하고 지역주민들이 빌려 쓸 수 있게 해주는 '수리 카페(Repair cafe)'가 전국에 20여곳으로 늘면서 주목 받고 있다. 기술을 갖춘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헌 옷이나 가구를 리폼하는 법도 알려준다. 2009년부터 생겨난 이 새로운 카페는 현재 네덜란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셰어링 서비스는 모바일 기기 확산과 통신망 업그레이드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추세다. 필요한 순간 바로 예약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과 근거리무선통신(NFC)∙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등 무인 서비스가 가능한 기술이 대표적이다. 또 코자자∙어번베이비시터 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개개인 간의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다. "IT 기술이 셰어링 서비스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김중태 원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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