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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머나먼 금융 샐러리맨 신화

왕후장상의 씨는 ○○○에 있다

은행 출신 CEO 전체 80% 계열사 내 '낙하산 부대'로

은행 주축 M&A로 관행 고착화… 자사 직원 가능성은 '0' 가까워


직장인의 꿈은 단연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이다. CEO의 꿈은 취업의 높은 문턱을 넘고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는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특히 해당 회사의 사원 출신은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다.

취업준비생들이 꼽는 1순위 직장으로 꼽히는 금융회사는 어떨까.

국내 6대 금융그룹을 조사 분석한 결과 자사 출신 CEO는 극히 드물었다. 반면 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 출신 CEO는 전체의 80%에 가까웠다.

주요 금융지주회사들과 은행들이 '낙하산 인사'를 나무라지만 같은 금융그룹 안에서도 계열사들에 은행은 '낙하산 부대'나 다름없는 것이다.

속된 말로 왕후장상의 씨는 은행에 있는 셈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NH금융지주·기업은행 등 6대 금융그룹은 산하에 60개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 출신이 CEO를 맡고 있는 곳은 45곳으로 전체의 75.0%에 달했다.

금융그룹별로는 하나금융이 전체 계열사 11곳 중 9곳의 CEO로 은행(외환은행 포함) 출신을 선임했고 우리금융(8곳 중 7곳), 신한금융(12곳 중 9곳), NH농협(10곳 중 8곳), 기업은행(8곳 중 6곳), 우리금융(8곳 중 7곳) 등도 은행 출신 CEO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자사출신 CEO는 극히 드물었다.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만이 평사원에서 시작해 CEO에 올랐다. 특히 자사출신 CEO는 외부출신(12명)보다도 크게 낮았다. 금융그룹 계열사 중 은행이 아닌 곳에 입사해 CEO가 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운 것이다.

이는 금융그룹들이 인수합병(M&A)의 역사를 거쳐온 데다 일부 계열사의 짧은 업력과 작은 규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은행이 주축이 돼 M&A를 진행하다 보니 점령사령관으로 은행 출신이 내려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캐피탈이나 저축은행·신용정보처럼 자산 및 인력규모가 작은 곳에서는 자사출신 CEO가 탄생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은행 출신이 자회사 CEO로 내려가는 일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계열사 CEO를 선출할 때 은행의 인력풀에서 먼저 골라내는 관행이 고착화되면 자사출신 CEO가 배출될 가능성은 '0'에 수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 노조는 경제관료나 정치인들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고 있는데 계열사 직원들 입장에서는 은행 출신들도 결국 낙하산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인사병폐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계열사 노조 관계자는 "금융그룹 계열사 중 증권사는 은행 출신 CEO가 전무한데 이것은 그들이 자리를 양보했다기보다는 비숙련을 이유로 자신들이 자리를 마다한 결과"라며 "은행 출신 CEO도 속성은 낙하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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