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승유 군단'으로 불리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이 사실상 전원 김 회장과 임기를 함께한다. 이는 김승유(사진) 회장과 함께 추진해온 외환은행 인수작업과 지배구조 선진화 및 경영승계 프로그램 구축의 현안을 결자해지 차원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하나지주의 지배구조를 디자인한 정광선 한국지배구조센터 원장(중앙대 명예교수)는 인수작업 중인 외환은행의 차기 경영진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돼 인수 후 경영 시너지 실현의 중추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들과 오찬을 겸한 회의를 열고 현재 9명의 사외이사 중 외환은행 합류를 추진 중인 정 원장을 제외한 8명의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정 원장 후임으로는 정영록 서울대 교수가 새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됐다. 연임하는 사외이사는 김각영 전 검찰 총장과 김경섭 전 조달청장, 유병택 한국품질재단 이사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정해왕 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 조정남 SK텔레콤 고문, 최경규 동국대 교수, 허노중 전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이들의 연임안은 오는 9일 이사회를 거쳐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김 회장은 사추위 직후 기자와 만나 "한 분을 제외한 사외이사 후보 여덟 분이 연임될 것"이라며 "한 분은 외환은행의 현 주주인 론스타와 협의해 해당 이사진에 합류시키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 지주 이사회에 합류하시는 정 교수는 뛰어난 중국통"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김승유 사단의 연임이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지주의 한 사외이사는 "원래 김 회장은 이번에 최고경영자의 연령제한 상한선을 정관에 포함시키면서 사의를 표명했었다"며 "그러나 외환은행 문제, 후계자 프로그램 구축 등의 현안이 남아 있어 이를 매듭 짓기 위해 연임해야 한다고 사외이사들이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가 지금 하나지주로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해 만날 여지를 주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고 서로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들"이라며 포용의 뜻을 밝혔다. 하나지주는 7일 이사회 산하 경영발전보상위원회를 열어 사내이사(김종열 지주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연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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