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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대타협" 건배사에 "노발대발" 응수

노동개혁 타협시한 2주 앞두고 노사정 5人 소주회동<br>한달 만에 만났지만 여전히 '동상이몽'<br>崔 "노동 유연성 꼭 필요… 3월 매듭을"<br>경영계 "임금인상·일자리 창출은 상충"<br>노동계선 "들러리 서나" 지도부 비판


"노사정! 대타협" VS "노발! 대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대타협 기한을 2주 앞둔 지난 17일 저녁.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등 노사정 핵심 대표자 5인이 소주잔을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김대환 위원장이 이번에 꼭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자는 취지로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건배사를 제시했다. 이어 김동만 위원장이 화답한 건배사는 "노발대발"이었다. 노동계 조직 내부에서 지금의 노사정위 논의에 대해 노발대발하고 있어 힘들다는 것을 건배사에 담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사정의 한 핵심 관계자는 18일 "전날 약 3시간가량 진행된 만찬에서 간혹 왁자지껄한 웃음소리도 나왔지만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다"고 전했다.

노사정 핵심 대표자 5인이 만난 것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한 후 약 한 달 만이다. 그 사이 노사정위 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를 거듭하고 최 경제부총리를 제외한 노사정 대표자 4인이 매주 비공개 정례회동을 통해 타협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핵심 쟁점에 대한 협상은 시작도 못한 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합의 시한 목표로 잡은 3월 말이 임박한 만큼 이때까지 대타협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이날 만남에서도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해 노동 유연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노동계는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측에서는 3월 말까지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 노사가 이견을 좁히고 서로 양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영계조차도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며 내심 불만이 크다. 박 회장도 이날 비정규직 대책 중 기업 부담이 커지는 부분에 대한 애로점을 호소하는 한편 임금인상과 일자리 창출이 상충 관계에 있어 고용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측에서는 최근 불거진 임금 인상론이 대기업 전체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적정 납품단가를 보장해 중견ㆍ중소 기업이 임금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줘야 이중구조가 완화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노동계 역시 강경파를 중심으로 '들러리 서는 것'이라며 대화와 협상에 나선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년연장ㆍ통상임금ㆍ임금체계 개편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미치는 파급력이 워낙 큰 까닭이다. 결국 김동만 위원장으로서는 현장 강성조직을 끌어안아 대타협을 도출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순간에 직면해 있다. 노동계 집행부만이 아닌 산별 조직과 개별 사업장의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기본 원칙과 방향'에 대한 합의를 이뤄낼 때도 그는 산별 대표자 회의에서 본인이 책임을 질 테니 결정을 위임해달라고 설득해냈다.

이에 대해 이날 한 회동 참석자는 "각론에서 차이가 있지만 일자리를 갖고 있는 선배들이 양보해 청년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큰 방향성에서 만큼은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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