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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 강세 기조에 선진국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건설·은행·유통·음식료 등 내수주 전반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수출주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과 더불어 정부의 강력한 내수 활성화 의지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화답하는 등 내수주 랠리를 위한 제반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추석 연휴, 인천 아시안게임 등 소비 수요를 자극할 대형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내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의 자금은 발 빠르게 내수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27일까지의 기간 동안 외국인은 음식료(553억원), 증권(1,255억원), 유통(855억원), 서비스(1,082억원), 전기가스(1,222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 역시 은행(770억원), 통신(2,825억원), 보험(1,490억원) 등을 투자 바구니에 주워 담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랜만에 펼쳐진 내수의 약진이 8월 한 달간의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에는 화장품·호텔·레저 등 '내수의 탈'을 쓴 중국 수혜주 중심의 장세였다면 이제부터는 순수 국내 내수주들이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와 더불어 서서히 힘을 받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순수 국내 사업을 영위하는 내수 기업의 시가총액은 7.7%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시가총액은 20.5%나 늘었다"며 "결국 최근 내수 섹터의 강세 국면은 국내 경기 회복보다는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국 관련 내수주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진입한 만큼 점차 가시화하는 정부 정책 효과에 힘입어 순수 국내 내수주들이 중장기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주 랠리의 수혜주로는 우선 건설이 꼽힌다. 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7·24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3% 상승해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25일 기준)은 4,488건을 기록하며 전월(6,193건)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7·24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 발표가 기대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조만간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담은 후속 대책 발표를 계획하고 있고 곧 가을 이사철에 진입하는 만큼 부동산 경기 회복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분양 물량 증가와 양호한 분양률에 힘입어 건설사의 주택 부문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소비 경기 개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수 소비주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가격의 회복은 고소득층의 소비를 자극해 신발, 의류, 가방 등 중고가의 준 내구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 심리를 자극할 추석 연휴 등 각종 이벤트가 9월과 10월에 사이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내수 소비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은 가운데 9~10월에 추석 연휴(9월6일~10일)와 인천 아시안게임(9월19일~10월4일)은 소비심리 개선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초연금 지급, 수학여행 재개 등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민간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3·4분기 민간 소비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갈 전망"이라며 유통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정부 '7대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책'도 호재 박준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