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 육성에 여생을 걸겠다"고 공언한 의류업체 신원의 창업자 박성철(72∙사진) 회장의 꿈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15일 발표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메오 산타마리아' 인수도 그 일환이다.
박 회장은 최근 글로벌시장 공략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다수의 명품 브랜드 배출'이라는 신념 아래 계열사 매각 및 인력 구조조정으로 신원의 체질을 강화시킨 박 회장은 지난해 보란 듯이 워크아웃 극복 이후 최대 수준의 투자를 통해 이사베이, 세스띠, 반하트 디 알바자 등 토종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해외공장 건설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불황으로 움츠려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지난 1973년 신원통상으로 출발한 신원은 1994년 미국 경제전문 포브스지 선정 세계 우량 100대 중소기업에 선정될 만큼 승승장구했지만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그랬던 신원이 이른 시간 내 경영을 정상화하고 성장가도에 다시 올라타게 된 원동력은 박 회장의 패션 사업에 대한 애정과 뚝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회장은 특히 중국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고 '제2의 창업'에 나선다는 각오다. 그는 "앞으로 신원 본사를 중국 상하이로 이전한다는 장기 계획도 갖고 있다"며 "중국시장 안착을 위한 총력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로메오 산타마리아 인수는 중국 명품시장 공략의 신호탄인 셈이다. 이탈리아 현지법인인 에스에이 밀라노를 세운 신원은 내년 상반기 로메오 산타마리아 브랜드를 중국에 상륙하기로 했다.
올 6월에는 뉴욕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 '씨위'의 청바지 독점 판매권과 라이선스권을 획득해 중국 프리미엄 청바지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원은 씨위를 오는 2015년까지 국내와 중국에서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도 세웠다.
신원은 현재 중국 상하이와 다롄∙칭다오∙둥관∙톈진 등에 현지법인 및 지사를 설립해 지역별 차별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 브랜드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부문을 강화, 신규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를 포함한 전 브랜드를 국내 및 중국 시장에 동시에 진출시킨 상태다. 3년 내에 베이징∙상하이∙청두∙저장∙우안∙안위 등의 지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탄생한 글로벌 명품 육성 1호 브랜드인 반하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반하트는 이르면 다음달 중국 유명 백화점 '항주 대하 백화점'에 입점한다. 그는 "품질만큼은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인정 받는 브랜드"라며 "중국을 시작으로 프랑스∙이탈리아 등에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대한 박 회장의 왕성한 식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로 싼값에 매물로 나온 다른 유럽 브랜드 인수도 추가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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