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사진)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차기 회장선거에 나서지 않고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7일 여의도 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회장직을 연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회장 선거가 4개월가량 남았지만 임박해서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보다 일찌감치 의사를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협회장 선거를 위해 166개 회원사를 한 번씩만 방문해도 두 달 이상이 걸린다"며 "후배들이 자유롭게 선거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더 끌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임기 동안 시장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생각했던 만큼의 공약들은 거의 다 이뤄졌다"고 자평한 뒤 "큰 틀의 기반은 마련했으니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그 뒤를 채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2년 금투협 회장에 선출된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3일까지다.
박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금융투자업계는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의아해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박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고액 연봉과 외유성 출장 논란 등으로 빚어진 노조와의 마찰, 금융감독원의 정기감사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 올 하반기 금투협 노조는 박 회장이 성과급 포함 총 5억5,000만원의 연봉과 1억4,4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았고 업무과 관련 없는 외유성 출장을 다녔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8일부터 정기검사를 실시해 그동안의 논란들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3년마다 하는 정기조사일 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산이 잘 집행되고 있는지 등 전반적인 사항을 보기 위해 예정된 계획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력한 후보였던 박 회장의 돌발 불출마 선언으로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는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에 실시될 예정으로 올해 말께 후보자들의 윤곽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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