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새로 설정된 국내주식형펀드는 136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293개)보다 54%나 줄어든 것이다. 이마저도 공모형 펀드는 48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신규 펀드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환매 행진이 계속되고 유입 자금도 줄어들면서 공모형 펀드이 신규 설정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게 운용사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는 최근 23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두 번째 긴 환매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총 194거래일 중 117일(60%)이 유입자금보다 환매자금이 더 많았다. 연초 후 순유출자금만 6조원이 넘는다.
한 중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전략의 펀드라고 해도 (환매가 계속되는)요즘 시장에서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며 “국내주식형펀드의 경우 이미 웬만한 전략의 상품은 출시돼 있어 차별화가 어렵고, 그렇다고 기존 상품과 동떨어진 특이한 펀드도 시장의 반응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정된 지 얼마 안 되는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크게 줄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설정된 공모형 국내주식형 펀드 111개 중 절반(56개)이 운용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자투리 펀드’다. 자금 가뭄에 시달리다 보니 장기 성과가 없는 새내기 펀드에는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악화된 금융환경과 달리 투자자들의 펀드 기대수익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해 추세적 상승기에 접어들거나 반대로 지수가 급락하지 않는 한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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