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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신인도 급락 외화자금 차입 어려움/정부정책 신뢰회복 급선무
입력1997-09-04 00:00:00
수정
1997.09.04 00:00:00
이형주 기자
◎적정 외환보유고 450억불, 현재론 150억불 부족/“정부 보증보다 기아사태 조속해결을” 공통지적「한국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동경, 뉴욕, 홍콩, 런던 등 국제금융시장의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심각한 상황이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국의 국가신용도가 추락하고 있는 판국에 정부가 금융기관의 대외채무에 대해 지급보증하겠다는 조치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무엇보다도 금융당국의 정책수행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게 현지 금융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시장 안정과 한국경제의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는게 외국 금융기관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기아사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중 하나는 한국계 금융기관사이에 신용도 차이가 없어졌다는 점. 한보사태가 터질 때만 해도 외국 금융기관들은 한보에 여신이 많은 일부 은행에만 대출을 꺼렸을 뿐 나머지 은행은 거의 정상적으로 자금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기아사태에 대해선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계」라는 꼬리표가 붙은 금융기관은 모두 한 묶음으로 처리된다는 얘기다. 특히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나 S&P가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신용재평가에 착수한 이후 모든 금융기관이 요주의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부정책에 대한 외국 금융계의 평가는 대단히 냉정하다. 정부가 한국은행 특융을 실시하고 금융기관에 대해 신용보증을 서준다고 해도 시큰둥하다.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재평가하겠다고 덤비는 상황에서 정부보증이 무슨 얘기냐는 반응이라고 한다. 한보사태도 그렇고 기아사태도 그렇고 모두가 한국경제의 급격한 구조조정을 반영한다는 시각이 강하다. 결국 해법은 기아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달려있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계 금융기관이 이런 대접을 받고있는데 비해 국내 경제계는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자칫 하루짜리 단기외화자금을 결제하지 못해 국내 은행이 부도를 내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닥친다면 위기는 더이상 위기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져야만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을 뿐 표면적인 지표들이 불안하나마 안정을 보이면 언제 그랬냐는듯 안일한 모습이다. 그런 면에서 「외환보유고 3백억달러」는 시사하는 점이 많다. 흔히 적정선에서 60억∼70억달러정도 부족하다고 얘기하지만 금융계 일부에선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고는 4백50억달러 내외이며 현재 부족한 외환규모는 1백50억달러 안팎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즉 적정 외환보유고는 이미 알려진 「3개월치 수입대금」이 아니라 「3개월치 수입대금과 무역외지급액의 합계」이며 이 경우 우리나라는 4백50억달러 정도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최근 국내증시를 떠난 홍콩계 투자가들이 꼽은 한국경제의 위기징후 가운데 하나가 「적정 수준의 3분의2에 불과한 외환보유고」였다. 정부의 위기대응능력을 의심한다는 뜻이다.
누적되는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당국자들은 자본수지 흑자를 들먹이며 『외국에서 빚을 내면 된다』고 얘기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이 외국돈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는 상황에서도 게속 빚을 얻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정책당국이 금융시장 안정과 한국경제의 중장기적인 구조조정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주면서 신뢰를 회복하는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손동영 기자>
◎동경/“자금 상오에 막아달라” 대출도 인색
『한국계 금융기관 전체가 요주의(Watch)대상이다. 이 때문에 과거 2∼3개월 단위로 돈을 빌려주던 외국금융기관들이 요새는 1∼2주일 단위로 만기를 단축하고 있어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리는 흥정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내 은행 뉴욕지점 자금담당자들은 요즘처럼 힘든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은행 뉴욕지점 자금담당자는 『정부가 최근 한국 금융기관의 대외채무에 대해 지급보증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외국 금융기관들은 한국 자체의 신용도마저 재평가받고 있지 않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기존 차입금에 대해 만기가 도래하면 외국 금융기관들이 크레디트라인을 끊거나 만기를 단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기자금의 경우 통상 2∼3개월 단위였는데 한보사태 직후인 3월부터 1개월단위로 줄어든데 이어 기아사태가 터진 7월 이후에는 1∼2주 단위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일부 자금조달이 어려운 은행들은 해외자산을 줄이면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또 하루짜리 오버나이트물이 급증하면서 조달금리가 한달새 0.2%(20bp)이상 올랐다. 한보사태 이후 1%포인트 이상 올랐는데도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이형주 기자>
◎홍콩/하루짜리 오버나이트물 절반 넘어서
『기아사태이후 하루짜리 오버나이트물의 비중이 전체 자금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제금융시장인 홍콩에서조차 한국 금융기관들은 하루하루 빠듯하게 자금을 막아가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는 한국 대기업의 추가 부도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한국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6개월짜리 기일물 자금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면 연장이 거의 되지 않고 심지어 하루짜리 오버나이트자금을 메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차가 다른 뉴욕시장에서 뒤늦게 급전을 조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현재 운용자금중 3개월이상 자금은 10∼20%수준에 불과하고 하루짜리 오버나이트자금이 전체 자금의 50%를 넘는 등 조달자금이 점차 단기화하고 있다.
일본계 금융기관들의 반기결산일인 9월말에는 일본계 은행들의 크레디트라인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돼 일본계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큰 한국 금융기관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현지 주재원들은 우려했다. 기아사태이후 조달금리는 거의 불문이다.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심지어 국책은행까지도 시장금리에 1%포인트 이상을 더주고 조달한다.<이형주 기자>
◎뉴욕/만기 1∼2주단위 단축, 마치 살얼음판
『한국계 금융기관 전체가 요주의(Watch)대상이다. 이 때문에 과거 2∼3개월 단위로 돈을 빌려주던 외국금융기관들이 요새는 1∼2주일 단위로 만기를 단축하고 있어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리는 흥정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내 은행 뉴욕지점 자금담당자들은 요즘처럼 힘든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은행 뉴욕지점 자금담당자는 『정부가 최근 한국 금융기관의 대외채무에 대해 지급보증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외국 금융기관들은 한국 자체의 신용도마저 재평가받고 있지 않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기존 차입금에 대해 만기가 도래하면 외국 금융기관들이 크레디트라인을 끊거나 만기를 단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기자금의 경우 통상 2∼3개월 단위였는데 한보사태 직후인 3월부터 1개월단위로 줄어든데 이어 기아사태가 터진 7월 이후에는 1∼2주 단위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일부 자금조달이 어려운 은행들은 해외자산을 줄이면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또 하루짜리 오버나이트물이 급증하면서 조달금리가 한달새 0.2%(20bp)이상 올랐다. 한보사태 이후 1%포인트 이상 올랐는데도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이형주 기자>
◎런던/기아사태후 급속 악화… 개선기미 없어
『기아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 런던시장에서 근무하는 한국계은행 자금담당자의 첫마디다. 『지난달 발표한 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은 런던자금시장에서 약효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선언일뿐 시장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런던 자금시장에서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계 은행들의 자금난은 기아사태 직후 급속도로 악화된 후 한달여동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단기자금의 차입코스트는 기아사태전 리보(LIBOR)에 0.30∼0.40%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0.70∼80%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기아사태와 연루된 은행들의 경우에는 리보에 1.00%포인트를 더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또 런던금융기관들은 한국계 개별은행에 대한 크레디트라인을 줄이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3∼6개월이던 자금만기가 3개월에서 1개월이내, 급기야 2∼3일짜리로 짧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월말결산을 넘기기도 어려운 실정에 처해 있다. 하루짜리 자금이 급증하면서 자금담당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매일 힘든 전투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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