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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해외發 인플레 압박 거세다

유가·원자재·환율 3高<br>"물가 올해도 대외변수에 휘둘리나" 우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소비자물가 역시 국제유가나 원자재가격 등 국제변수에 취약하다. 여기에 높은 원ㆍ달러 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해 소비자물가 상승의 후폭풍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고스란히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의 공급요인 기여도가 90%에 달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정책이 미치지 않는 대외변수가 강해 물가를 잡기에는 불가항력적이었다는 얘기다.

연초 해외 상황을 보면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불안감 증폭 등으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고 국제 곡물가격도 다시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또 중국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쓰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여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환율도 덩달아 오르면서 수입물가에는 악재의 연속이다. 유가와 원자재, 환율 등 이른바 '트리플 3고(高)'를 고리로 한 해외발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셈이다.

우선 유가. 지난해 12월19일 배럴당 93달러53센트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지난 3일 103달러22센트까지 올랐다. 이란 제재에 따른 불안감과 미국의 경기회복 가능성이 작용했다. 또 인도는 현지 철강업체들의 안정적인 철강석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30일부터 철광석 수출세를 기존 20%에서 30%로 인상하는 등 광물자원의 움직임도 좋지 않다.

주요 곡물가격도 새해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워낙 수입의존도가 높아 곡물가격 상승은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문이다.

실제 밀ㆍ대두ㆍ옥수수ㆍ원당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제분 6.2%, 제당 5.2%, 배합사료 4.0% 등의 상승압박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도 유럽발 위기가 고조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띠고 6일에는 북한 영변 원자로 폭발이라는 괴소문이 돌면서 환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달러당 1,151원90전으로 마감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6일에는 1,162원90전으로 마감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맞물려 수입물가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발 인플레이션 압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최저 임금을 대폭 올린 것도 중국발 인플레이션 위협을 키우고 있다. 중국이 최저임금을 올리면 상품의 수출 가격이 올라가 차이나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 또 ECB도 통화완화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역시 국내 물가에는 불안요소다.

박형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ECB와 중국 인민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환율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지고 원자재가격도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국제원자재가격의 하향안정세로 돌아서 올해는 소비자물가는 공급요인보다는 기대인플레이션 등 수요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과는 배치된다. 자칫하다가는 올해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이 전망한 3.2%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분석대로 올해는 기대인플레이션과 수요요인이 물가에 더 많은 작용을 하는데다 해외발 인플레이션 압박마저 높아지면 당초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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