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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명승부일 경기를 일방적 흐름으로 바꿔놓은 것은 포르투갈의 ‘엑스맨들’이었다.
포르투갈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G조 1차전에서 독일에 0대4로 완패했다. 전반 12분 토마스 뮐러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만 전반 중반 원톱 우고 알메이다가 부상 당해 에데르와 교체된 게 치명적이었다. 측면으로 공을 돌려야 할 상황이었음에도 정면에서 무리하게 공을 끌다 태클을 당해 화를 입은 것이다. 전반 막판에는 ‘악동’ 페페가 수비 진영에서 역시 불필요한 볼 소유가 빌미가 돼 레드카드를 받고 말았다. 뮐러가 끈질기게 따라붙자 페페는 오른손으로 뮐러의 얼굴을 밀쳤다. 다소 과장된 동작으로 넘어져 얼굴을 감싸는 뮐러를 보자 페페는 그만 성질을 죽이지 못하고 이마를 들이댔다. 반론의 여지없는 명백한 퇴장감. ‘슈퍼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고 선발 출전했지만 이미 균형이 무너진 경기에서는 호날두도 어쩔 수 없었다. 호날두 대신 뮐러가 해트트릭으로 주인공역을 뺏었다.
전반에만 0대3으로 뒤진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급전직하했다. 페페가 다음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후반 중반 파비우 코엔트랑까지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 수비에 구멍이 숭숭 뚫린 상황이다.
러시아와 1차전을 앞두고 있는 홍명보호도 숙소에서 이 경기를 TV로 지켜봤을 것이다. 역대로 가장 어린 대표팀은 최근 2차례 평가전에서 볼 소유 때 패스가 빨리 나오지 못하는 장면이 많았고 쉽게 흥분한 나머지 거친 플레이가 눈에 거슬렸다. 대표팀이 기억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이름, 바로 알메이다와 페페 이 엑스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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