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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늙어간다

신입채용 줄어 고령화 → 성장지체 → 투자위축 '3각 악순환'


한국 기업이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이 줄어들면서 인력구조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덩달아 기업 성장세와 투자의욕이 감퇴되는 기업노쇠화의 '3각 악순환 고리'가 고착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고용·성장성·투자 등 핵심 지표의 동반후퇴에 대해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기업 노쇠화가 우리 경제의 침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위관계자는 "30여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인적구조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1년 53% 수준이었던 신입사원·대리 비중이 2년 만인 2013년에 48%대로 줄었다"며 "반면 차장·부장은 약 32%에서 36%대로 4%포인트나 늘었다"고 밝혔다. 조사시점이 불과 2년 만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산업현장의 고령화와 더불어 기업의 성장지체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 몇년간 실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734개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7.4%, 2011년 5.8%, 2012년 5.2% 등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223개사의 영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2년(62조8,080억원)보다 11.67%나 감소했다.

전경련의 2013년 실적분석에서도 상장 제조기업들의 지난해 10개 경영지표에서 매출 증가율 등 6개 지표가 2009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후퇴 현상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가의 모험정신이 감퇴하면서 신사업 진출 등 역동성이 크게 저하됐다"면서 "현금보유액 증가추세만 봐도 보수적 경영이 도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노쇠화는 한국경제의 성장저하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자체 노력 못지않게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자체조사뿐 아니라 여러 조사에서도 한국 기업이 급속한 노령화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상태가 지속된다면 경제가 살아나도 우리 기업이 이에 맞춰 제대로 대응할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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