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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유통시대] <5> 안방 벗어난 홈쇼핑

'홈쇼핑 자동차' 中·印서도 On Air… 성공 노하우 해외에 심는다

방송기술·스타일 접목 시키고 과감한 프리미엄 전략 주효

대만 등 10개국에 '유통한류'

국내선 모바일 키우기 승부수… 빅3 취급고 1조5,000억 넘을듯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스타CJ의 방송 스튜디오에서 현지 쇼호스트들이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염색제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오쇼핑


지난 2009년 CJ오쇼핑이 홍콩의 스타TV와 인도에서 합작 설립한 스타CJ는 매년 30~40%씩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홈쇼핑 시장에서도 6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스타CJ는 최근 이 같은 성장률에 만족하지 않고 '주마가편'식 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인도에서 스타CJ를 총괄하고 있는 신시열 CJ오쇼핑 상무는 이달 초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동차업체 두 곳과 판매 계약을 맺었다"며 "다음 달부터 TV 방송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주로 저렴한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 위주로 방송을 편성해 왔지만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상무는 "자동차에 이어 조만간 보험, 여행 상품 등도 방송을 통해 내보내는 한편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온라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며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를 계속해서 인도 시장에 접목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실 스타CJ의 전략은 국내 소비자들에겐 낯설지 않다. 국내에선 이미 지난 1999년 LG홈쇼핑(현 GS샵)이 포드 자동차를 방송에서 판매한 이래 2000년대 들어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이 잇따라 안방 TV 리모콘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수익 창출과 더불어 30~40대 소비층 유도, 홈쇼핑 상품에 대한 이미지 제고 등을 한꺼번에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관련 업체들의 이 같은 전략은 맞아떨어졌고 CJ오쇼핑의 경우 국내에서 벤츠, 무스탱까지 판매한 이후 2009년 중국 합작법인 동방CJ에도 곧바로 적용, 중국 본토에 '홈쇼핑 자동차'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 중국을 거친 고급화 전략이 이제 인도에서도 선보인 것이다.

국내 홈쇼핑 업계의 성공 노하우를 해외에 전파한 사례는 CJ오쇼핑 뿐만이 아니다. GS샵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도 마찬가지로 활발하게 펼치는 전략이다. 인도에서 스타CJ와 경쟁하며 현지 1위를 달리고 있는 홈샵18의 성공 역시 3대 주주인 GS샵의 역할이 크다. GS샵 인도법인장 출신인 김원식 상무는 "초창기에는 국토가 넓은 나라에서 얼마나 빨리 배송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며 "36개 주요 지역에 한국에서 시행하는 전담 배송원 제도를 도입해 48시간 배송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GS샵은 주방용품을 팔기 위해 한국 방송에서 맛있는 요리를 시연하던 방식을 현지화해서 선보이고, 인도 쇼호스트가 한국 화장품 로드숍을 방문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방송 중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아예 한류 방송 전도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한국 상품의 판매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앞선 방송 기술, 정보와 오락성을 동시에 갖춘 방송 스타일, 소비자 신뢰도 제고 방식까지 베트남ㆍ대만ㆍ필리핀ㆍ태국 등지에 고스란히 이식하고 있다.

대만에서 푸방그룹과 함께 모모홈쇼핑을 설립한 롯데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대만 시장 진출 초기에는 PD, 카메라 감독 등 방송제작 관련 인력이 직접 대만으로 건너가 홈쇼핑 사업 노하우를 전했다"며 "심지어 롯데홈쇼핑 쇼호스트가 직접 모모홈쇼핑 방송에 출연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모모홈쇼핑은 롯데홈쇼핑의 지원 덕분에 설립 2년 만에 흑자 전환하고 계속해서 고속 성장을 구가 중이다.

조성구 GS샵 전무는 "한국형 홈쇼핑은 이미 글로벌 홈쇼핑의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홈쇼핑 종주국인 미국의 QVC와 HSN도 해외 진출국이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에 불과한데 국내 업체들의 진출국은 10개국에 달한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에서는 한국형 홈쇼핑을 선호하는 국가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국내 업체들의 추가 해외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벌써 GS샵이 말레이시아에 추가 진출한 것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지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홈쇼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경제 발전 단계가 다소 낮으면서 내수 소비력이 높은 지역에 대해 시장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한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홈쇼핑 한류의 주역이 '모바일'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에서도 소비 수준 향상과 함께 TV에서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쇼핑 채널이 차례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이 몇 년 후에는 해외에서도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해외로 이미 성공한 사업모델을 내보내는 한편 국내에서는 모바일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앱을 출시한 CJ오쇼핑은 매년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모바일 취급액을 2010년 18억원에서 지난해 3,050억원까지 확대했다. 올해도 2배 이상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까지 도입해 모바일커머스에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대형마트 등과 전방위 경쟁에 맞설 채비를 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나이나 성별이 같은 고객이 주로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 정보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GS샵도 편리한 쇼핑환경을 앞세워 고객 공략에 나선 결과 2010년 8,000만원에 불과했던 모바일 취급고가 지난해 2,789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동 기능과 추천·신규 앱 다운로드 이벤트, 푸시 알림, 편리한 조회 서비스 등에 힘입어 올해는 모바일 취급액 6,0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GS샵이나 CJ오쇼핑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올해 모바일 등 신사업영역 역량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올해를 모바일 확대 원년으로 삼고 지난 해보다 취급액을 2.5배 많은 3,0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며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해 TV상품 전용 앱, 특화상품 전용 앱 출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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