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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시행 3년, 갈길 먼 한국IB] "토종IB, 저가 경쟁 관행부터 바꿔라"

■ 과제는<br>M&A 딜·IPO 출혈경쟁<br>서비스 질·신뢰 떨어뜨려<br>외국계 다시 찾는 악순환<br>틈새시장도 적극 개척을


전문가들은 토종 IB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함께 IB 자체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아무리 IB 육성을 위한 기틀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저가 출혈경쟁이 답습되고 틈새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한국 IB의 미래는 없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우선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증권사 간 저가경쟁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증권사 간 저가경쟁은 자체 수익성 악화는 물론 서비스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다시 국내 IB에 대한 기업과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시장이 다시 외국계로 쏠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 없이는 토종 IB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인 기업분석 툴이나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 금융투자회사가 낮은 가격으로 M&A나 채권발행에 뛰어들면서 국내 IB 서비스 질이 크게 낮아졌다"며 "이처럼 국내 금융투자회사 간 저가경쟁을 벌이는 사이 그 수혜는 오랜 경험과 앞선 기업분석 시스템을 가진 글로벌 IB가 가져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주식 모집이나 해외 채권 발행 분야는 이미 글로벌 IB가 점령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시장 채권발행 주관회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와 HSBC은행, BNP파리바은행 등 외국계가 모두 싹쓸이했고 국내 주식 모집ㆍ주선 분야에서도 10조5,170억원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5조7,410억원을 외국계 IB가 주관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과다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 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금융투자회사만이 IB 사업을 영위하게 하는 등의 극단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무조건적인 실적 쌓기가 현재의 상황을 초래한 만큼 회사 평가 시스템이나 해외 지점 등 인프라를 갖춘 국내 금융투자회사만이 IB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IB와의 정면 대결보다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안방인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 등 다소 관심이 크지 않은 시장에서 차츰 실적을 쌓고 실탄을 축적해 앞으로 있을 글로벌 IB와의 주도권 경쟁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국내 IB는 아직까지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기에 경험이나 서비스 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며 "때문에 벌써부터 글로벌 IB와 정면으로 부딪히기보다는 그들이 놓치고 있는 시장을 대상으로 외부에서 인정할 만한 여러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 노무라증권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었던 기반은 자국 시장이었다"며 "M&A나 채권발행 등 일본시장에서 차츰 경험을 쌓고 자금을 축적해 주변 국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간 그들의 과정을 벤치마킹하면서 머지않은 미래를 대비하는 게 국내 IB에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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