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자의 대가들이 상반된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워런 버핏은 배당도 이자도 없는 금에 투자하기보다는 주식(S&P500)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했고 마크 파버는 양적완화로 풀린 돈 때문에 모든 자산에 거품이 있다며 그동안 많이 오른 주식보다는 상당 기간 동안 조정을 받은 금이 더 안전하다고 했다.
필자는 당시의 상황이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금의 상대가격이 1,500선에서 1대1의 비율로 맞춰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가격대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S&P500지수는 지난 2011년 8월 신용등급 강등 이슈로 조정을 받아 그해 10월에 1,074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3월 1,500포인트대로 상승했고 금은 같은 기간 온스당 1,921달러까지 올랐다가 1,500달러대로 내렸다.
지금 두 거장의 의견을 평가해보면 워런 버핏의 승리다. 당시 상대가격(S&P500·GOLD) 1이었던 것이 9월22일 현재 1.6으로 크게 확대됐다. 원래부터 워런 버핏은 금보다는 주식을 더 선호했고 마크 파버는 전형적인 시장 비관론자였다. 지금도 두 거장의 시장에 대한 뷰는 변화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최근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변동성지수(VIX)가 크게 반등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그동안 하락했던 금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주식(S&P500)에 투자할 것인가. 금에 투자할 것인가.
필자는 여기에 대한 정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장기투자를 실행한다면 금보다는 주식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지난 100여년 동안 주식과 금의 상대가격(S&P500·GOLD) 비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장기적인 상승추세 속에 10~20년의 중장기 사이클도 2011년 10월을 기점으로 그 이전 10년 동안의 하락추세에서 상승추세로 전환했다.
지금 상대가격 1.6은 언뜻 보기에는 주식이 금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비싸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지난 100여년의 역사를 보면 미국 증시가 활황이던 1968년 말에는 2.8까지 상승하기도 했고 정보기술(IT) 버블이었던 1999년 말에는 5.1까지 올랐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의 저점은 2011년 10월의 0.6이었는데 그 후 3년째 상승추세를 형성하며 1.6까지 올라왔다.
물론 금에 대해 충분히 변론할 만한 상황이다. 현재의 가격은 201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고점(2011년 9월, 온스당 1,924달러)에 비해 37%나 하락했으며 1,200달러의 지지력은 지난 1년 동안 몇 차례 검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은 단기적인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2000년 초와 비교하면 S&P500지수는 30% 정도 상승했지만 금은 10배 이상 상승한 상황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