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말에 가입한 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19% 에 달해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2008년 12월9일에 가입한 주식형 펀드 2개의 누적 수익률이 각각 21.38%, 16.65%로 집계됐다. 현재 평가가치는 각각1,486만9,050원, 1,428만9,625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19.01%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반토막이 나자 “지금은 국내 주식에 투자해야 할 때”라며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파생형)’와 ‘IBK(당시 기은SG)그랑프리KRX100인덱스펀드’ 등 지수 흐름을 따르는 국내 주식형 인덱스펀드에 가입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매월 9일 2개 펀드에 적립식으로 25만원씩을 넣었다. 현재 이 대통령의 펀드에 투입된 금액은 각 1,225만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펀드들이 추종하는 지수인 코스피200지수와 KRX100지수는 이 기간 각각 74.3%, 73.3%나 급등했다. 결국 이 대통령의 투자성과가 지수 상승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셈이다. 이는 지수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적립식 보다 거치식 투자의 성과가 낫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이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이 기간 누적수익률은 89.97%, 79.19%에 달한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했던 시기에는 적립식 수익률이 3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그마저도 떨어졌다.
비록 거치식 투자 성과에는 못 미쳤지만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성과보다는 이 대통령의 투자 성적표가 나았다. 이 대통령과 같은 조건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경우 누적 수익률은 15.73%(운용기간 5년 이상 461개 펀드 합산)로 분석됐다. 이는 이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만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임기 동안 주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성과가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한 증권사 객장을 찾아 ‘1년 내 코스피지수 3,000, 임기 내 5,000포인트 달성’을 약속했으나 공언(空言)에 그치게 됐다. 임기 중 코스피지수는 2,231.47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으나 당선 첫해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가 900선 밑으로 주저앉았고 현재도 2,000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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