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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외환카드 분할 예비인가… 변곡점 넘은 외환·하나SK 통합

CEO 선임ㆍ임금 조정 최대 관건… 연내 통합법인 출범 계획

합병시 단숨에 업계 6위로… 사명은 3개 명칭 조합할 듯


금융위원회가 외환카드 분사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간 통합작업은 '8부 능선'을 넘었다. 두 카드사 간 결합은 새로운 전업 카드사의 출현이라는 외형적 의미 외에도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포용정책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종이로서 중요한 뜻을 담고 있다.

두 카드사 통합을 두고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에 더욱 그렇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할을 예비인가했다. 예비인가는 법적·물적 요건이 충족된다면 본인가를 내주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사표시다. 외환은행은 6월 중으로 전산시스템 완전분리를 매듭짓고 연내에 통합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금융 당국의 승인이 이뤄짐에 따라 시장의 눈은 통합법인의 형태 및 카드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명칭이나 초대 사장 같은 통합법인의 외관이 어떻게 만들어질 지에 대해 관심이 크다.

사명은 '하나' '외환' 'SK'라는 3개 명칭 중에서의 조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SK가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함께 가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이에 따라 통합회사 명칭은 경우의 수는 6개지만 어떻게든 '하나' 브랜드를 중심축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대사장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합법인의 자본금 현황을 살펴보면 외환카드는 6,400억원, 하나SK카드는 5,882억원이다. 지분율만 놓고 보면 외환카드의 발언권이 더 세다. 하나SK카드의 경우 SK텔레콤의 지분율(49%)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의 자본금은 3,000억원으로 외환카드의 절반도 안 된다.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감안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외환카드 출신을 초대사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하나금융은 어느 금융지주사보다 순혈주의가 약한 곳이다. 김정태 회장 스스로가 신한은행과 서울은행을 거쳐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통합법인이 카드 업계에 몰고올 변화의 바람도 관심사다.



현재 카드 전업사 가운데 점유율 꼴찌인 하나SK카드가 외환카드와 결합하면 점유율이 8%에 육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점유율 7%대의 우리카드와 6%대의 롯데카드를 단숨에 넘어 업계 5위의 카드사로 도약한다.

규모뿐만이 아니다. 현재 업계 1위인 신한과 2위인 KB를 제외하면 상위권에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을 바짝 추격할 통합 카드사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지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계보다는 강력한 영업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최초로 카드를 출시한 외환카드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여행이나 외환에 특화된 카드를 선보여 온 외환카드의 상품들은 충성고객이 많기로 유명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이나 주유 등 SK와의 시너지를 내고 있는 하나SK카드가 외환카드와 결합하면 해외 여행 등 외환카드의 특장점을 결합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하나SK카드는 하나은행에서 분사, SK와의 합작 카드사를 설립하면서 터치S와 터치1 등 터치시리즈를 출시해 단 2년 만에 100만장을 팔아치우는 저력을 보였다. 신한카드도 LG카드와의 합병 직후 파격 혜택을 담은 S모어 카드를 출시, 시장을 휩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두 곳이 합병하면 두 곳의 카드를 모두 가지고 있는 회원들의 이탈이 가장 큰 손실인데 이를 잡기 위해서라도 두 개사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력한 신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SK관계자는 "지난해 6월 말 합병 준비를 위한 TF가 꾸려졌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돼 신상품과 프로모션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직 관리도 관전 포인트다. 외환카드 노조의 강력한 반발과 하나SK카드 직원들의 근로 조건 향상, 두 회사 직원들의 융합을 합병 성공의 열쇠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우리 직원이 480명, 외환카드는 300명 수준인데 은행으로 넘어가는 인력을 감안하면 우리는 추가로 인력을 더 뽑아야 할 상황이라며 고용승계는 당연히 이뤄지고 외환카드보다 임금이 20~30%가량 낮은 하나SK직원들의 임금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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