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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와 동경' 그 비밀스런 속내는

[새영화]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


한 마을에서 세 살 배기 혼혈 여자아이가 사라진다. 여아는 며칠 뒤 결국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같은 동네에 살던 10대 여자아이 두 명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미술교사 헬렌의 11살 딸 앨리스(다니엘 맥도날드 분)와 헬렌의 귀여움을 받던 소녀 로니(다코다 패닝 분). 두 사람은 죄의 대가로 7년을 복역한 후 18살이 돼서야 풀려난다.

더 이상의 불행은 없을 것 같던 마을에 두 번째 혼혈 여아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담당한 낸시(엘리자베스 뱅크스 분)는 7년 전 사건을 떠올리며 최근 풀려난 앨리스와 로니를 용의 선상에 올린다. 실제 두 사람은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앨리스는 사건 당시 행적이 묘연하고 로니는 낸시를 보자마자 달아나기 바쁘다. 두 사람을 추궁하면 할수록 의혹은 커진다. 앨리스는 과거는 물론 현재의 사건 또한 모두 로니가 한 일이라고 거세게 반항한다. 반면 로니는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면서도 혼란스럽고 두려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대체 아이를 데려간 것은 누구일까. 그리고 7년 전 영아 실종·살인 사건의 내막은 무엇일까.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사진)'이라는 제목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대다수 인물들은 참 비밀스럽기 짝이 없다. 이들 관계 속에 얽힌 비밀들을 한 꺼풀씩 벗겨나가며 진짜 범인을 추적해가는 것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 전형적인 '후 던 잇(Who done it·누가 범인인가)' 추리 구조를 가지기에 반전이 중요하다면 중요할 테지만 영화는 별다른 잔꾀를 부리지 않는다. 그저 느린 호흡으로 인물의 내면과 사건의 전말을 차근차근 따라갈 뿐. 할리우드식 극적 영화 전개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다소 지루할 수는 있겠다.



범인을 밝히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되지만, 사건이 해결됐다는 개운함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실상 영화의 초점은 이 사건이 왜 벌어질 수밖에 없었냐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와 동경, 풀리지 않는 응어리 같은 것이 뭉쳐 벌어진 사건의 내막을 알아차린 후에야 비로소 소녀들의 황량한 내면이 들여다보인다. 영화 초반 무심코 지나쳤던 여러 장면들이 한참 늦게서야 전혀 다른 의미를 띤 채 머리속을 맴돈다. 7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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