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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해외 자원개발] 개발역량 걸음마… 사업진출 10년 "실속은 없고 소리만 요란"

■ 민간업체도 잇따라 좌초<br>종합상사 등 운영 노하우 부족… 광구 사들여도 제3자에 위탁<br>지분투자 통한 참여가 대부분… M&A 통해 전문인력 확보해야



"민간기업 자체 인력으로 운영되는 대규모 해외 자원개발 현장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 업체들은 단순 지분참여를 통해 자원개발사업을 진행하거나 광구 등을 매입하더라도 운영은 3자에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문인력과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니 사업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자연히 성장도 제자리걸음 수준입니다." (한 자원개발 전문가)

정유업체와 종합상사 등 국내 업체들이 자원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SK그룹 계열의 에너지 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해외 자원개발 성과가 전무한 실정이다. GS칼텍스는 현재 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 등 해외 5개 탐사광구에 지분투자 형태로만 참여하고 있다. 아직 탐사단계인 만큼 실제 상업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지분 절반을 미국의 셰브런이 보유하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S-OIL도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999년부터 10여년간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석유투자기업 IPIC사의 관리 아래 있었던 현대오일뱅크 역시 자원개발은 꿈도 꾸지 못했다.

자원개발사업은 초기 투자액만 수백억~수천억원이 넘는데다 실제 생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탐사 성공률도 극히 낮아 최고경영층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투자자금 회수가 목적인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당장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자원개발사업에 선뜻 투자할 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자원개발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기 힘든 것은 종합상사들도 마찬가지다. LG상사ㆍ대우인터내셔널ㆍSK네트웍스ㆍ삼성물산 등이 최근 유연탄 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물론 축적되는 노하우도 적을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탐사단계에서 사업이 중단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요인으로 국내 종합상사들의 부족한 자원개발 전문인력과 운영 노하우를 꼽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은 글로벌 업체들의 사업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내 업체들도 수년 전부터 운영권자로 직접 나서 탐사단계부터 주도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전문인력이나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종합상사들의 자원개발 전문인력은 가장 많다고 하는 대우인터내셔널이 100여명 수준이다. 철광석과 석탄을 주력으로 개발하는 SK네트웍스는 자원개발팀과 호주자원법인 등에 전문인력 4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개발 전문인력의 수를 500여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글로벌 메이저 업체 한 곳이 많게는 5,000명까지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 같은 현실인식에 따라 전문가들은 민간 자원개발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창우 지식경제부 자원개발특성화대학 교수협의회 의장은 "자원개발사업의 정확한 경제성 평가를 위해서는 자원 부존량의 평가(지질 및 탐사공학), 개발 및 생산계획(광산공학), 금융을 포함한 경제성 평가(재무 및 광산공학)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자원개발은 계약ㆍ조사ㆍ탐사ㆍ개발ㆍ생산 등 전과정에 걸쳐 현지 국가 또는 정부의 관련 법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는 만큼 글로벌화된 법률 전문가 등도 긴요하다"고 말했다.

자원개발 업체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긴 호흡의 대계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자원개발 전문가는 "자원개발의 경제성은 규모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M&A며 이를 통해 자원량의 확보, 생산 규모의 확충, 전문인력의 확보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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