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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삶 속 되돌아보는 희망

■ 희망, 상식으로 쓴 철학 에세이/ 유정인 지음, 이노랩 펴냄


"우리는 운명적 흐름과 파도, 격랑들 가운데 던져진다. 우리는 처음부터 '던져진 존재'로 시작했고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작거나 크거나 그런 연속적인 '던져짐'의 파도 가운데 살아가게 된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 이러한 선택할 수 없는 만남만 있을까. 물론 '선택할 수 있는 만남'도 그 이상으로 많다. 그것을 우리는 '희망'이라고 부른다."

한 기업인이 쓴 철학에세이 '희망, 상식?으로 쓴 철학 에세이-1Page 철학소론'이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자는 LG그룹에서의 20년 가까운 비즈니스 일선 근무 이력과 함께, 최근 10년간엔 직접 중소기업을 경영해 왔다는 서울소재 IT업체 D사의 유정인(필명) 대표다.

기업인이 지은 에세이라고 해서 개인적 체험의 단편을 모은 '짜깁기'식은 아니다. 내용이 뚜렷한 체계를 이루고 있고 면면도 관념적인 철학세계의 내용이 아닌 우리들 생활 가운데서 만나는 본원적인 주제들이다. 거기다가 단순한 철학의 영역만이 아닌 경제ㆍ사회ㆍ역사ㆍ정치ㆍ인문의 영역을 아우를 뿐 아니라 컴퓨터공학을 원용해 철학을 재해석하고 있다.

"삶은 사실로 존재하고 희망으로도 존재한다. 사실과 희망, 삶에 있어 이 둘은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무게를 가진다."

저자가 지향하는 바는 아마 우리들이 현실 가운데서 자주 잊어버리고 있을 '희망 찾기'로 보인다. 저자는 이를 위해 교과서적 논리에 머물지 않고 현실 속 체험에서 만져지는 사실적 내용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주제와 관련된 학문적 방법론을 동원해 설득에 나서고 있다. 저자가 현장 경영인이라는 사실이 철학적 서술이 튼튼한 토대 위에 뿌리내리는 기반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현대는 복합성과 다양성이 어울린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복잡성' 가운데 '근원적인 원리'를 찾아내는 과학적이며 철학적인 통찰들이 될 것이다. 인간정신 능력의 대표 격인 '철학'이 다시 앞장서서 이 시대의 소명을 감당해야 할 이유가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현실에 근거를 두고 말이다.

전체는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가정과 사회, 국가와 관련된 보편적 문제를 과학적 방법론과 역사적 경험, 그리고 철학적 사고 틀을 빌어 문제를 파악해 나가는 과정이고, 2부는 인간의 마음의 거울인 심성에 대한 이해를 나타냈고 마지막 3부는 사회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값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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