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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틴 루터 킹의 꿈, 되살릴 수 있을까

지난 2006년 기자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미국인 친구 둘을 만났다. 동갑내기 여대생인 그들은 공통점이 거의 없었다. 리즈라는 친구는 댈러스 유지의 딸로 고급아파트에 살며 주말마다 친구들과 파티를 열었다. 그는 늘 활기가 넘쳤다. 반면 티파니는 늘 피곤했다. 집세를 아끼고자 남자친구와 일찍 결혼해 살림을 합친 그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 밤 늦게까지 병원에서 일을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페이스북을 통해 종종 그들의 소식을 접한다. 리즈는 졸업 후 가족이 있는 댈러스로 옮겨 잘나가는 금융회사에 취직을 했다. 반면 티파니는 지금도 임시직을 옮겨가며 살고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두 아이와 남편까지 챙겨야 하는 험난한 삶이다.

지금도 미국에는 99%의 티파니들이 있다. 그들도 대학 졸업 후에 반듯한 직장을 잡고 멋진 인생을 살고 싶지만, 전국의 수많은 티파니들이 모두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는 충분하지 않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은 지난 15일 마틴 루터 킹 탄생 83주년에 맞춰 칼럼을 내고 미국 사회가 마틴 루터 킹이 추구하던 원대한 꿈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마틴 루터 킹이 1963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연설로 미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듯이 미국의 가치와 꿈을 보존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옳은 지적이다. 지난해 우리는 6년 전의 티파니와 지금의 티파니가 다른 점을 분명히 목격했다. 6년 전 티파니는 자신의 삶에 순응한 반면 지금 그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던 99%의 저항이 바로 증거다. 무수한 티파니들의 요구는 1%가 가진 것을 나눠가지자는 것이 아니다. 1%는 그들의 분노가 '기회의 나라'라는 미국적 가치를 지켜내고 결국은 미국 사회의 근본 정신을 유지하자는 외침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잃어버린 마틴 루터 킹의 꿈을 되살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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