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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 구간 6단계서 3단계로

■ 한전案대로 누진제 바뀌면<br>전기 적게 쓰는 현 1~2단계<br>요금 최대40% 더 내야할 판


한국전력의 뜻대로 전기 누진제도를 바꾸게 되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전체의 87%에 해당하는 약 1,879만8,000가구는 전기요금을 지금보다 더 내야 한다.

전기 사용량 100kWh 단위로 6단계로 나눠진 누진구간을 3개로 줄이고 최저구간과 최대구간 요금 차이 11.7배를 3배로 축소하면 상당수 가구들은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한전은 구간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부과하는데 ▦100kWh까지 57원90전 ▦101~200kWh 120원20전 ▦201~300kWh 179원40전 ▦301~400kWh 267원80전 ▦401~500kWh 398원70전 ▦501kWh 이상은 677원30전을 매기고 있다.

현재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일부 가구들이 높은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데 이를 전체적으로 평평하게 만들면(구간 및 배수 축소) 자연히 아래 구간에 있던 사람들은 돈을 더 내야 하고 위 구간에 속한 이들은 돈을 덜 내게 된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6단계 기준으로 따졌을 때 1~2단계에 있던 가구들은 3단계 3배수로 변경시 최대 40%까지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며 "제도변경시 최상층인 6단계에 있는 사람들만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현재 100kWh를 쓰면 월 7,010원, 200kWh는 2만1,230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 하는데 40%가 오르면 서민들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전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6단계(월 사용량 501kWh 이상)에 속하는 가구 수는 37만5,000가구로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제도변경으로 극소수의 가구는 이득을 볼 수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지금보다 전기료를 더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전은 주택용 전기요금이 전반적으로 싸다는 주장을 편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도 대부분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원가 이하로 쓰고 있다"며 "누진구간과 배수가 너무 크다 보니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이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어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8월3일 전기요금 인상 이후 '폭탄요금'이 논란이 되자 누진제 개편안을 들고나온 한전이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많다.

한전 관계자는 "3단계 3배수로 바꾼다고 보면 7월 기준으로 월평균 전력 사용량이 357kWh 이상 쓰는 13%만 혜택을 볼 수 있다"며 "그럼에도 최근 이 구간에 속하는 국민들이 전기요금이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제도변경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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