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기관을 둘로 쪼갠 데는 강성인 서울메트로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시민의 발'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판단보다는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적자축소와 안전·서비스 향상이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양 공사의 부채는 이미 4조6,000억원이나 되고 건설된 지 최장 40년이 지남에 따라 예정된 노후 시설물 재투자 비용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그런 점에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양대 공사 통합은 다행스런 일이다.
문제는 서울시의 자구 노력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데 있다. 시는 노조의 동의를 얻기 위해 중복 인력을 안전·서비스·신사업 부문으로 전환배치,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인력감축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래서야 통합의 실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직무가 상당히 달라 교육을 통한 재배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에 컨설팅을 해준 맥킨지도 통합을 통해 4년간 거둘 수 있는 비용절감액 1,411억원 가운데 1,220억원을 인력감축 몫으로 잡았지 않은가. 노동조합이 추천한 이사를 경영에 참여시키고 경영 관련 사안을 경영협의회를 통해 노조와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과연 경영효율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솔직히 의문이다. 시민 안전과 지하철 경영합리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양대 지하철공사의 통합은 애초의 의미를 상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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