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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경쟁력 순위 상승의 그늘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모처럼 올라갔다는 소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전세계 11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19위에 올랐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5단계나 뛰어오른데다 5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니 반가운 일이다. 얼마 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에 이어 국가경쟁력까지 함께 개선됐다니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이제 겨우 2007년 수준에 복귀한 정도다. 주요 경쟁국인 홍콩이나 싱가포르에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 무엇보다 정부 규제와 정치권의 무능, 노사 문제 등 고질적인 한국병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으니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정부 규제부담은 올해 114위로 주저앉았고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117위에 머무르는 등 꼴찌수준이다. 한마디로 2류 정부와 3류 정치가 나라를 다 망치고 있다는 얘기가 들어맞는 셈이다. 노사 부문 평가도 다소 좋아졌다지만 정리해고에 막대한 비용부담을 떠안아 노동유연성이 한참이나 뒤떨어진다는 지적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추가적인 경쟁력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걱정부터 앞선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연일 세금을 올리고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등 갖은 명목으로 기업을 옥죄는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우리의 시장경쟁이나 독점수준이 많이 개선됐다는데도 이 정부는 대기업을 규제하는 법령만도 34개나 쏟아내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국가경쟁력 상승추세를 이어가려면 투명한 정책결정과 성숙한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다. 국가경쟁력이란 거창한 위원회를 만들어 점수관리를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보다 경쟁력이 앞선 나라들이 어떤 기업정책을 펼치고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있는지 보고 배워야 한다. 세계 각국이 성장을 목표로 뛰는데 우리만 거꾸로 가다가는 경쟁력이 다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번에 낙제점을 얻은 분야가 최소한 평균 점수라도 받겠다고 각성하지 않는다면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추기란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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