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살레 대통령 "즉각 퇴진 거부"… 예멘도 '핏빛내전'으로 번지나

"쿠데타는 내전 될것" 경고<br>일부 군부·사우디도 등돌려<br>美, 권력 동향에 촉각 곤두

쿠데타와 내전 리스크를 감수하고 연말까지 자리를 유지할 것인가, 즉시 물러나고 32년간 통치한 국가에서 영원히 쫓겨날 것인가.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최대 기로에 놓였다. 살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쿠데타는 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위대에 경고했지만, 일부 예멘군에 이어 우방국 사우디아라비아마저도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미국은 알카에다의 거점인 예멘의 권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N은 살레 대통령이 올해까지 대통령직을 고수할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법과 원칙이 있는 나라에서 소수가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며 "쿠데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장 퇴진하라는 야권과 시위대의 요구에 대해 '연말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 그러나 시위대는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살레 대통령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처럼 버티면서 최악으로 치닫는 소위 리비아식 시나리오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처럼 자진 사퇴하고 쫓겨나는 이집트식 시나리오 중 한 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시위대는 살레 대통령의 연말 퇴진은 기만술책이라며 오는 26일 대통령 궁으로 몰려가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말 시위는 예멘 사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살레 대통령은 아직까지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연설에서 "쿠데타는 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또 다른 유혈사태의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한 달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예멘에서는 지난 주에만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 이를 계기로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육군 제1기갑사단장 등이 정부군에서 이탈했으며, 최악의 경우 정부군과 반군이 내전을 일으키는 사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현재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과 국방부 등 주요 기관은 살레 대통령의 아들이 지휘하는 군부대가 둘러싸고 있지만 시민들의 편에 선 일부 군인과 탱크는 시위의 거점인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서 시위대를 보호하고 있다. 또 아흐마르 사단장 외에도 이탈자가 생기면서 반군의 세력은 커지고 있다. 다만 살레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그의 버팀목이었던 주요 장관과 부족 지도자ㆍ관료ㆍ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속속 등을 돌리고 있다. 또 이웃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미 살레 대통령을 포기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전문가인 자말 카쇼기는 "여타 중동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온한 사우디 정부로서는 예멘의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바라고 있다"며 "살레 대통령의 정권 유지를 위해 싸워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지난 21일에는 서구국가들 중에서 프랑스가 처음으로 살레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한편 미국은 예멘 사태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날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예멘의 정정불안에 매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예멘에 있는 알카에다 조직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수년간 알카에다의 거점으로 예멘을 꼽아왔으며, 살레는 예멘 내 미군의 알카에다 척결 작전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정권이양이 미 정부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알카에다 소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이슬라' 정당의 셰이크 압델 마지드 알 진다니가 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 포함돼있는 등 미국으로선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