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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그룹 재건 '백기사'에 달렸다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 어떻게

금호고속 되팔아 조달한다지만 채권단내 찬반 갈려 성사 미지수

자금력 한계에 우군 도움 불가피

항공 등 물류와 시너지효과 가능한 신세계·롯데·애경그룹 등 거론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숙원인 그룹 재건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이 넉 달여의 줄다리기 끝에 경영권(지분 50%+1주) 매각 가격을 7,228억원으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5년 8개월 만의 일이다. 박 회장은 이르면 추석 연휴 전에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뒤 연말까지 대금을 완납해 회사 재건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회장의 자금 조달 계획이 여전히 불투명한 탓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오는 10월 중 제출할 자금 조달 계획안을 꼼꼼히 검토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한 달 동안 더 큰 고비가 찾아올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증손회사인 금호고속을 사모펀드에 되파는 방안을 자금 조달의 핵심 수단으로 구상해왔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금호터미널을 통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우고 이 회사가 돈을 차입하는 방식으로 금호고속을 4,15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를 박 회장의 우호세력인 칸서스자산운용에 3,000억~4,000억원선에 일단 팔아 금호산업을 사들일 현금을 마련하고 이후 계열사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다시 회사를 사오는 게 박 회장의 기본 구상이다. 실제로 칸서스 측은 금호고속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칸서스KHB펀드를 최근 등록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같은 재매각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여부까지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플랜이 성사되면 박 회장의 자금 마련 부담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문제는 채권단이 이런 자금 조달 방안을 수용할지 여부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과 "매각가인 7,228억원에 금호고속도 이미 포함돼 있으니 문제 삼지 말고 거래를 끝내자"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시점에서는 채권단의 결정을 예측하기 어려운 셈이다.



박 회장 측은 이와 관련해 이미 '플랜B'를 마련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는 "금호고속 재매각이 무산되는 것도 포함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 고위 관계자 역시 "박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다"며 "어쨌든 자금은 성공적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끌어들일 '백기사'가 누가 될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이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수백억원대에 불과해 금호고속 재매각 여부와 별도로 결국 국내 대기업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우군(友軍)으로 나설 후보로는 신세계·롯데·애경 등 유통기업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항공·고속 등 물류와 유통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박 회장이 국내외 금융기관들도 이미 접촉을 마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방식이든 박 회장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이자를 무는 조건을 달 가능성이 크다"며 "박 회장이 그룹 재건에 성공하면 계열사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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