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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해외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여행객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외감염병 발생과 유입에 대한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서유럽이나 북미와 같은 선진국을 찾던 과거와는 달리 오지를 찾아 새로운 도전을 함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행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우흥정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지여행의 묘미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무턱대고 여행을 떠났다가는 고생만 하거나 심지어는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해외감염병으로는 홍역과 뎅기열·말라리아·A형간염 등이 있으며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이면 안전하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중동-메르스
발열·근육통 등 독감 증상 동반… 낙타 접촉 피하고 병원 찾아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메르스의 경우 중동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질환으로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메르스의 전파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오만과 이집트에서는 낙타에서 메르스바이러스의 항체가 발견됐고 카타르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접촉했던 낙타에 대한 추적연구에서 메르스바이러스의 RNA(DNA와 함께 유전정보의 전달에 관여하는 핵산의 일종)가 발견돼 낙타가 인체에 감염을 전파하는 주요 숙주로 인식되고 있다. 2012년 6월 첫 인체 감염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확인됐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발병자의 30%가 낙타와 접촉이 있었던 걸로 확인되고 있다"며 "잠복기는 2~14일로 알려져 있고 초기 증상은 발열·기침·오한·인두통·근육통·관절통과 같은 독감 증상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는 중증으로 진행하면서 호흡부전·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기 때문에 중동지역 여행객의 경우 일단 낙타와의 접촉을 조심해야 한다. 또 위험지역 여행 후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특히 고령이거나 당뇨나 암·만성폐질환·만성심장질환·만성신질환 등의 질환자는 메르스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되면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중동지역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개도국-홍역
예방접종 안할땐 질병 확률 90%… 비위생 음식 자제, 설사 등 조심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인 홍역은 백신 개발 이후 발생이 현저히 줄었으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 홍역 확진환자 수는 442명으로 2013년의 107명보다 크게 늘었으며 대부분이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역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채 질병에 노출될 경우 감염될 확률이 90%에 달해 발생 위험지역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반드시 예방접종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아프리카·중남미·동남아시아 등 열대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는 여행자 설사와 말라리아·A형간염·장티푸스가 있다.
이 중에서도 여행자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한해 1,000만명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한 감염성 질환이다. 주로 감염된 물을 잘못 마시거나 다양한 바이러스와 기생충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하루 4~5회 걸쳐 물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구토나 발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우 교수는 "단기간의 여행 중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여행계획을 수정하거나 중단하고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며 "여행 전에는 3일 정도 분량의 항생제와 지사제를 준비하고 익히지 않았거나 위생상태가 비교적 좋지 않은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하고 캔이나 병에 들어있는 물을 마시며 정수되지 않은 물로 만든 얼음을 섭취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형간염은 혈액으로 감염되는 B형간염이나 C형간염과 달리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걸리는 만큼 여행시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다.
●열대-말라리아
모기 등 벌레에 물리지 않게 주의… 현지 서식종 파악, 예방약 복용을
특히 열대지역에서는 모기 등의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기로 물려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매년 108개국 정도에서 30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이 중 거의 100만명이 사망하는 질환이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감염돼 있다가 인체에 전염되는데 지역별로 유행하는 말라리아 종류가 다르고 약제 내성이 다르므로 예방약을 이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만약 위험지역을 방문할 일정이 있다면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말라리아의 종류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 치료약인 메플로퀸은 여행하기 1주일 전부터 여행에서 돌아와 4주까지,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말라론)은 여행하기 1~2일 전부터 여행에서 돌아온 7일까지 매일 복용해야 한다. 특히 태국과 캄보디아 접경지역과 같은 일부 지역은 열대열 말라리아가 메플로퀸의 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독시사이클린이나 말라론을 먹어 예방해야 한다.
여행을 다녀왔다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말라리아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한과 발열·발한 등으로 비교적 위험하지 않지만 저혈압과 뇌성혼수·간질성폐렴·사구체신염·신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의심증상 발견시 곧바로 병원을 찾아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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