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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문화·환경이 기술 발전 시키죠"

전길남 KAIST 명예교수 '넥슨개발자포럼' 기조연설

낮엔 연구, 밤에 취미로 즐겼던 MIT 학생이 온라인 게임 개발

정부 정책에 끌려다니기보다 게임업계도 능동적 자세로 중독현상 무엇인지 밝혀야


"KAIST에서 대학원생들을 지도할 때 낮에는 엄격하게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밤에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풀어줬습니다. 이 같은 환경조성은 세계 명문 공대인 MIT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사진) KAIST 명예교수는 2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공공지원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포럼 2014(NDC 201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능동적인 문화·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 교수는 지난 1982년 경북 구미와 서울대를 잇는 국내 최초 인터넷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한국의 인터넷 도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산 증인이다.

그는 "오늘날 인터넷 핵심 아이디어는 프랑스에서부터 출발했다"며 "하지만 당시 미국·영국·프랑스 세 나라가 서로 경쟁하면서 만들어진 것이 오늘날의 인터넷"이라며 인터넷 발전은 국가 간 기술 경쟁과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1980년대에 온라인 게임이 시작됐다"며 "당시 온라인 게임을 만든 사람은 MIT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 MIT 학생은 낮에는 연구를 하고 밤에는 취미로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다"며 "이 같은 자유로운 문화와 환경이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게임 규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게임 업계가 능동적으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소프트웨어 업계는 정부 규제에 수동적"이라며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등 사이버스페이스 중독에 대해 기존 중독현상과 무엇이 다른지 선도적으로 연구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보다 선도적으로 '과몰입'에 대해 업계가 밝히고 능동적으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 깜짝 등장한 김정주 넥슨 회장은 전 교수에 대해 "(전 교수 연구실 내에서) 많은 회사가 생겼고 그곳은 연구를 제일 열심히 하는, 가장 앞서 가고 가장 혹독하게 연구하는 곳으로 기억한다"면서 대학시절을 회상했다. 전 교수는 김 대표를 비롯해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엑스일게임즈 대표를 배출해내는 등 국내 정보기술(IT)벤처 붐이 일어나도록 만든 숨은 조력자로 알려져 있다. 'NDC 2014'는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시작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로 2007년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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