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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옥의 티와 TV대화

崔 禹 錫 (三星경제연구소 소장)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TV로 보면서 느낀 점은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TV 시청률을 낮추는 원인이 아닐까. 즉석에서 묻고 답변하는 방식인데 문제마다 백점짜리 해답을 내놓는 바람에 사전에 준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금 한국이 처한 상황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단숨에 해답이 나올 수 없는 것들이 많다. 金대통령이 뛰어나게 많이 알고 노력하는 대통령이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점에 새삼 촛점을 맞출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준비된 대통령이 고민하는 모습, 난제를 풀기 위해 애쓰며 솔직히 호소하는 모습이 아닐까. 사람들은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는 식으로 한가지가 충족되면 또 다른 것을 바라게 된다. 옛날 대통령과의 대화 때 하도 동문서답(東問西答)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때는 좀 제대로 알고 엉뚱한 소리는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젠 또 다른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 같으면 백점을 받았을 이번 대화도 무언가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다. 옛말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선 알로 보고 너무 잘 아는 사람에 대해선 치뜨고 본다』는 말이 있다. 金대통령이 몇가지 질문에 대해 다소 곤혹스러움을 보인다든지, 답이 막혀 다음에 해답을 주겠다든지, 그점은 생각 못했는데 좋은 의견이라든지 하고 말했다면 훨씬 부드러움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대통령이 숫자를 훤히 꿰뚫고 너무 많은 것을 알면 모두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모두 세번째인데 갈수록 완벽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첫번째가 제일 높고 이번이 가장 떨어진다는 통계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진행방식도 원만하고 질문도 좋고 답변은 더 좋았는데도 무언가 미흡함을 느끼는 것이다. 다소 매끄럽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운 점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옥의 티란 말이 있는데 사람의 일엔 너무 티가 없는 것도 그야말로 옥의 티가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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