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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확대 30대그룹진입 포석/신호,(주)삼익인수 뭘 의미하나
입력1996-12-26 00:00:00
수정
1996.12.26 00:00:00
홍준석 기자
◎작년부터 9개업체 합병 “부실기업 킬러” 확인/건설부문 보강 명분불구 일부 “과시용” 관측도신호그룹(회장 이순국)은 중견 건설업체인 (주)삼익을 인수키로 가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부실기업 인수의 대명사」라는 명성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신호가 지난해부터 올들어 9월 세계적 피자업체인 「피자인」의 국내영업권확보에 이르기까지 인수한 회사는 무려 9개. 지난해 ▲도신산업(현 신호전자통신) ▲신아(신아유화) ▲모나리자 ▲경도화학 등 4개를 인수했고, 올들어서는 매출액 1천억대의 동양철관을 비롯해 ▲영흥철강 ▲동양섬유 ▲피자인 등 5개를 새가족으로 영입했고, 이번에 삼익까지 인수하면서 2년동안 무려 10개사를 품에 안는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94년 8천7백억원의 매출로 재계랭킹 42위, 지난해 1조4천억원으로 35위권에 뛰어오른 신호는 이같은 기록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사세확장으로 올해 매출목표 2조3천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매출액 기준으로 30대그룹에 진입하는 것.
이번에 삼익의 인수는 인수합병과 전략사업 확장을 통해 오는 2001년 매출 8조원을 달성, 재계랭킹 25위`권에 진입하려는 신호의 야심을 보다 구체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부도가 난 도급순위 52위의 중견 주택건설업체인 삼익을 인수해 그룹내 취약부문인 건설사업부를 강화, 기존 중소건설사인 신호종합개발과 함께 종합건설회사로 집중 육성한다는게 신호의 전략이다. 신호는 지난해 중장기 경영전략인 「신호비전 2000」을 선포, 오는 2000년까지 제지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키로 했다. 제지비중을 25%선으로 낮추고 건설부문을 철강, 전자, 금융, 물류부문 등과 함께 전략사업으로 다각화하기로 했다.
이런 점에서 신호의 삼익 인수는 어느정도 예견됐던 상황. 매출 1천억원대의 신호종합개발만으로는 2001년 건설부문매출 1조원의 비전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중견 건설업체 인수는 불가피했던 것. 더구나 지난 4월 토목공사 전문건설업체인 삼보지질을 인수직전까지 끌고 갔다 무산된 것과 관련, 이순국 회장이 직접 건설업체를 물색했다. 여기에다 최근 주력업종인 제지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등 그룹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부실기업인수라는 과시용 카드가 검토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삼익인수는 신호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천2백여억원에 달하는 자산과 2천억원대 매출의 삼익이 신호의 외형성장엔 보탬이 되겠지만 실제 인수시 자산보다 1천7백억원가량 많은 부채가 신호에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게다가 이미 인수한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태로 지적되고 있다.
신호의 삼익인수는 「경영정상화의 귀재」로 불리는 이회장과 3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신호그룹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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