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한파가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국내 택배시장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올해 약 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택배산업은 그동안의 눈부신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업체 간 치열한 단가경쟁과 고객불만 증가 등의 위험요인이 누적되며 더욱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는 곧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는 법. 국내 택배업체들은 경기침체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지속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서며 불황 극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국내 선두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은 올해 경영방침을 '안정 속의 성장기반 구축'으로 정했다. 지난해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에 편입된 뒤 사상 최초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며 쾌속 성장을 했던 여세를 몰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향후 경기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한통운은 오는 8월 완공 예정인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서울 가산동 수도권 허브터미널을 택배뿐 아니라 3자물류 서비스에도 적합하도록 설계했다. 이와 더불어 하루 50만 상자를 처리할 수 있는 대전 메인허브터미널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한통운은 이 같은 시설 인프라 외에 택배 IT 부문에도 지속적으로 투자, 고객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택배업계 1위 자리를 굳혀나갈 방침이다. CJ GLS는 '전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생활 파트너가 되자'를 중장기 목표로 정하고 이를 위해 차별화된 택배 서비스 개발과 배송사원의 친절교육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콜센터에서도 고객불만접수 사항을 철저히 해결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무인택배발송 서비스, 현금영수증 발급 문자 서비스, 명품택배 서비스 등 고객지향적인 서비스 개발을 더욱 확대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전국 물류 인프라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충북 청원과 옥천의 허브터미널을 확충해 5월부터 운영비가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차량 및 작업 대기시간도 줄여 고객 서비스를 위한 집배활동 시간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현대택배는 강력한 현장경영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와 고객감동 실현을 올해 목표로 세우고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해나가기로 했다. 이 일환으로 현대택배는 ▦현장경영 강화 ▦운영효율 최적화 ▦고객감동 서비스 실현 등을 세부 추진방향으로 정했다. 현대택배는 이와 함께 서비스 개선 및 차별화, 고객층 다변화, 네트워크 첨단화 등을 통해 물류업계 선도기업으로서 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 품질향상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올해 수도권 터미널 확충과 물류센터 확장 등 총 5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한진은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을 기치로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과 지속적인 글로벌 물류 서비스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우선 지난 1989년 미주시장 진출 이후 세계 물류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은 국내 물류기업 최초로 미국 댈러스 공항에 이어 지난해 시애틀, 휴스턴, 뉴욕 JFK 공항에 항공화물 조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진은 DHLㆍ페덱스ㆍUPS 등 글로벌 특송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국제택배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8월 현지교민과 유학생ㆍ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국제택배 서비스'를 개발해 미국 LA발 서울행 화물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2월부터 서울 이외 지역 화물로도 서비스를 확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