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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진짜 전문가'가 아쉽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인 125 포인트나 추락한 다음날인 지난 17일 다시 53포인트나 빠지자 객장은 말 그대로 공황 상태에 빠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의 방향을 못잡고 우왕좌왕했다. 전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도 기대했던 것이 빗나가자 당황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앉아 있는 직원들의 얼굴도 검게 변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다가 자살하는 투자자가 나오는게 아니냐는 말도 흘러다닌다. 지수 2,000돌파 시점과 비교하면 지수가 20% 정도 하락했고, 종목별로는 30% 이상 내린 것도 부지기수니 투자자들의 충격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닐 것이다. 한 투자자는 “지수 2,000때 ‘더 올라간다’는 말을 믿고 증시에 참여했다”며 “지수 1,700선은 지킬 것이라고 해 그대로 뒀는데 이럴 수가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폭락의 원인 중 하나로 개인의 투매 심리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부터 주가 하락 때마다 매수로 일관, 시장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개인이 14, 16일 하락시 매물을 쏟아냈다. 17일에는 다시 적극 매수에 나섰으나 개인의 투자 심리가 흔들려 신용융자 종목의 반대매매나 펀드환매 등으로 이어질 경우 하락폭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변화의 가장 큰 책임은 전문가 집단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지수 밴드를 최고 2,020선까지 높이면서 투자를 부추겼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16일 시황 코멘트를 통해 “매도하기보다는 인내의 자세로 기관 매수세를 기대하자”더니 17일에는 “반등 시그널이 확인될 때까지 시장에 참여하지 말고 관망하라”고 말을 바꿨다. 전문가들이 “아직 괜찮다”를 외치는 사이 지수는 결국 누적된 악재로 폭락 국면을 맞았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전문가 집단의 연소화가 이 같은 분위기를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 집단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경험한 사람은 극소수”라며 “전반적으로 업력이 짧다 보니 작은 파도에도 크게 흔들리고 다수의 의견에 쉽게 휩쓸린다”고 지적했다. 결국 심리 개선을 염두에 둔 장 친화성 발언이나 기대감에 다분히 근거한 호황 전망은 언젠가 신뢰를 무너뜨리고 시장 전반을 더 악화시키는 악재가 된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 한단계 성숙된 국내 증시를 위해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진짜 전문가’의 목소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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