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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2월 18일] 원자력 수출산업화 필요조건

최근 우리나라가 요르단 정부의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JRTRㆍJordan Research and Training Reactor)' 건설 국제 경쟁입찰에서 최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곧 계약 절차에 착수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욱이 이번 수출은 중국ㆍ러시아ㆍ아르헨티나 등 연구용 원자로 분야의 강대국들을 물리치고 원자력 연구개발(R&D) 50년 만에 처음으로 국산 원자로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게 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인력 수급에 과감한 지원 필요 오랜 기간 원자력 분야에 종사해온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연구용 원자로의 수출은 마땅히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보면서 우리 정부와 학계ㆍ연구계, 그리고 산업계가 반드시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적시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의 원자력산업 체제를 원자력 수출산업화를 위한 최적의 체제로 탈바꿈시킬 필요가 있다. 연구용 원자로의 요르단 수출은 국내 원자력산업의 수출산업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향후 15~20년 내에 300여기의 상업용 원자로(BWR)와 50여기의 연구용 원자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국내 원자력기관이 개별적으로 수출을 추진하는 체제가 원자로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원자로 수출이 가능한 최적의 원자력산업 체제 도출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국내 원자력 인력 수급체계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국내 원자력 인력은 IMF 경제위기 이후 10여년간 신진인력 유입이 정체돼 점차 고령화되고 있으며 수적으로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신형 원자로 개발 등 대형 신규 프로젝트 수행과 늘어나는 원자력 시설의 안전을 점검하는 원자력 안전규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례상 원자력 인프라가 없거나 열악한 원자로 수입국가는 수출국가에 첨단 원자력 기술과 원자력 안전규제 인프라의 제공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한국원자력연구원ㆍ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ㆍ한국전력기술㈜ 등 국내 원자력기관의 인력 수급 현황을 진단하고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원자력 R&D 재원확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국가 원자력 R&D 재원은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로 최근 몇 년간 정체상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3세대 원자로인 APR+,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와 초고온가스로, 중소형 원자로인 SMART, 연구용 원자로 등 다양한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원자로는 지금 형성돼 있거나 조만간 형성될 세계 원자로시장에 내놓을 제품들이다. 세계 시장 경쟁력을 갖춘 수준의 국산 원자로를 적기에 개발해 세계 원자로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인력과 재원 투입이 필수요건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개발 재원 확충을 자동차의 신형 엔진 개발을 위해 수천억원의 R&D 비용이 투입된다. 상용원전 2기 수출시 중형 자동차 16만대, 30만톤급 유조선 20척의 수출효과와 맞먹는다고 한다. 이같이 엄청난 수출효과를 가져오는 원자로를 개발하는 데 연간 2,000억원 규모의 R&D 재원은 매우 초라하다고 본다. 향후 수십년간 300기 이상의 원전이 세계 각국에서 건설될 계획이다. 세계 6대 원전강국인 우리나라가 100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원자력 건설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선진화를 위한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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