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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올 아동·청소년 관련 1심 판결 들춰보니 성폭력 사건 모두 아는 사람 짓

강간 등 14건 중 13건 달해<br>성추행 17건은 제3자가 많아

강간과 유사성행위 강요 등 심각한 성폭력 사건의 경우 아는 사람이 저지른 경우가 사실상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서 벌어진 '묻지마 추행'의 경우 피고인은 대개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서울중앙지법 성폭력전담부(단독판사 제외)에서 올해 2월부터 지금까지 내린 31건의 아동ㆍ청소년 관련 성범죄 1심 판결선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피고인이 강간이나 유사성행위 강요 등 중한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 14건 가운데 아는 사람이 저지른 성폭력은 13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와 사건 전에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나머지 1건의 경우 밤 늦게 문이 열린 집에 침입해 잠든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미수 사건이었다. 올 들어 중앙지법에서 다뤄진 강력 성범죄 사건 가운데 실패한 미수 사건 1건을 제외하면 13개 성폭력 사건 모두 평소 피해자를 알고 있던 사람이 저질렀다는 뜻이다.

그동안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이웃집 남자 등 아는 사람인 경우는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상 100%인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성범죄로 분류되는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건은 17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7건은 아는 사람이, 10건은 모르는 사람이 길거리나 가게 안에서 저지른 범죄였다.

전체 31건의 성범죄 사건을 보면 아는 사람이 저지른 범죄가 20건으로 전체의 약 64.5%, 그렇지 않은 경우가 11건(35.5%)을 기록했다. 가까운 사람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성범죄의 주요 특징이 판결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성범죄 피고인의 경우 양아버지, 혹은 피해 아동 친모의 동거남이나 아파트 경비원, 학원 선생님, 교회 전도사 등 일상생활을 하면서 매일같이 마주치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처럼 가깝지는 않더라도 동네에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이웃사람, 인터넷 채팅으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던 사람도 있었다.

31건의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 34명 가운데 10명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무직'이었다. 또 수화선생(전도사)이나 대안학교 교사 등 아이들과 자주 얼굴을 맞대는 직업군이 4명이었으며 택시운전사, 정수기 회사직원, 아파트 경비, 연예기획사 대표 등도 성범죄 관련 재판을 받았다.

피고인의 연령은 40대 9명, 30대 7명 등 30~40대가 많았고 20대 7명, 10대 3명, 50대 2명, 60대 3명, 70대 2명, 80대 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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