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공격적인 시장대응에 나선다. 글로벌 불황을 맞아 지난해 12월 창사 40년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돌입했던 포스코는 7개월만에 인위적 감산을 끝내고, 이달부터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린다. 이는 자동차, 가전 등의 철강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중국 등이 감산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포스코의 감산효과가 떨어져 오히려 증산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 달부터 공장 개보수가 진행 중인 광양제철소 4고로와 1열연공장을 제외한 모든 라인을 정상 가동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지속해왔던 인위적인 감산은 중단되고 광양 4고로에 대한 설비개선으로 인한 자연감산만 진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3ㆍ4분기에 철강제품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 감소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ㆍ4분기 27%, 2분기 17%에 달했던 감산 폭 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지난 7개월 동안 각 고로의 제품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체 생산량을 줄여왔다"면서 "연간 생산량이 기존 고로 보다 150만톤 늘어나 460만톤에 달하는 4고로 보수작업도 당초 하반기까지 미룰 수도 있었지만 국내외 수요가 호전되고 있어 예정대로 이달 말부터 재가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인위적인 감산을 종결하고 사실상 증산에 나선 것은 자동차, 가전업체들이 재고를 소진해 새로운 철강제품이 필요한데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업의 대표적인 수요산업인 자동차, 가전산업이 지난 몇 달간의 감산을 통해 적정재고 수준을 회복함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철강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등 주요경쟁국들이 감산에 미온적으로 나오면서 동아시아 시장의 재고소진과 회복이 더디고, 오히려 한국업체들의 감산을 틈타 한국행 수출물량을 늘리는 등 감산에 따른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증산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29%에 그쳤던 판매량 대비 수출비중을 지난 4, 5월 모두 35%로 끌어올리는 등 점차 수출물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포스코도 내부적으로 철강시장의 어려움이 장기화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소는 '글로벌 철강 무역전쟁 시대의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세계 철강시장은 이미 총성 없는 무역전쟁이 시작됐고,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세계 철강시장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며 "불황기 마케팅과 함께 보다 근원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적극적인 시장대응을 주문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자동차 판매 급감으로 2008년에 이어 올해에도 강재수요가 전년대비 20% 이상 급감하는 등 올해 세계 강재수요가 14.2%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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