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신용등급 인상은 다행이지만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잘못될 수 있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인 Aa2로 올린 것과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구조개혁 입법화가 지연될 경우 경제 활성화를 저해하고 국가신인도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디스는 신용등급의 상향 요인으로 구조개혁의 가속화를, 하향요인은 구조개혁의 후퇴를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성과를 평가받은 것이라고 이번 신용등급 상승 의미를 설명하면서 국회의 4대 개혁 관련법 통과를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승은 정부가 주장하는 경제위기설과 어긋난다는 지적에 “국제신용평가사가 등급 올려준 것은 하나의 안전판이라고 생각하지만 내년에 신흥국 불안과 중국 성장 둔화 등 먹구름이 몰려오면 경제에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사회가 노동개혁과 금융개혁을 굉장히 강하게 요구해 왔다”면서 “그 때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한국도 다른 신흥국처럼 돈이 빠져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했는데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대규모 자본이 한국에서 유출되는 데 상당한 방어벽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신용등급 상향으로 너무 많은 자금이 들어와 원화 강세와 수출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은 미국이 풀어놨던 유동성을 거두어들이는 입장이어서 우리나라에 과도한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은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해 컨탠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먹구름이 몰려왔을 때는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기업부문 구조조정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세원 기자 w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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