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팬들은 국적이나 인종이 아닌 음악 자체를 듣지요. 격식과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정신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머리를 빡빡 민 네 명의 동양 젊은이들이 지난 해 미국 대중문화계를 놀라게 했다. 재미교포인 제이 스플리프(한국명 정재원)ㆍ프로그레스(노지환)를 주축으로 중국계 미국인 케브 니시, 필리핀계 미국인 DJ버맨과 함께 뭉쳐 만든 4인조 일렉트로닉 힙합그룹 파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의 싱글곡 'Like a G6'는 지난해 10월 빌보드 싱글 차트에 3주 동안이나 1위에 올랐다. 한국인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최초의 '사건'이었다. 1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단독 내한 공연을 앞둔 이들을 이메일 인터뷰로 미리 만나봤다. 파이스트무브먼트는 무명의 동양인 그룹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비결로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고 격식과 틀을 벗어난 'Free wired'정신을 꼽았다. 그들의 데뷔 앨범의 이름이기도 한 'Free wired'는 "음악에 접근하는 어떤 제한선도 없다는 의미"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미국 LA에서 만나 그룹을 결성한 아시아 출신 남성들의 음악엔 여러 문화가 녹아있다. LA타임즈는 '당신의 여자친구와 할머니를 모두 춤추게 만들 앨범'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 음악에는 우리가 그동안 좋아했던 수많은 음악과 LA에서 해 온 파티 같은 흥겨운 삶의 방식이 공통 분모로 들어있다"며 "다양한 미디어 덕에 음악이 예전보다 더 오픈돼 있기 때문에 국적이나 인종은 중요하지 않고 음악 자체를 듣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파이스트 무브먼트는 뮤직비디오에 한국어 간판의 식당과 소주, 삼겹살 등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은 최고의 댄스 곡을 만들어 낸다"며 "이름을 알리고 싶다면 미국에서 지내면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뮤지션들도 온라인에서 반응이 뜨거우니 열심히 노력하면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클럽 음악에 기반을 두고 힙합ㆍ재즈ㆍ댄스ㆍ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이들은 올해는 자신들의 음악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공연에 집중할 계획이다."조만간 리아나(Rihanna),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와 전세계 각지를 돌면서 투어를 하게 돼 매우 기대됩니다. 한국 팬들도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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