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집값, 세금 아닌 금리로 잡아야"

월가 웰스 파고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손성원 LA한미은행 행장은 23일(현지시간)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세금을 올릴게 아니라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이날 뉴욕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정부가 획기적인 부동산 과세 강화방안을 검토중인 것과 관련,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이 400조원에 이르는데 부동산에 대한 수요만 줄이려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해야 하는데 작은 것(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그런 정책을 펴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한국도 이제 선진국인 만큼 정책도 선진국 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행장은 "한국의 재정정책은 지나치게 긴축적이고, 통화정책은 지나치게 느슨하다"면서 "차라리 집도 많이 짓고, 금리도 올리는 정반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 행장은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년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릴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에 FRB 의장이 바뀔 경우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손 행장은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를 일으킨 요인은 딱 두 가지"라고 전제, "첫째는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이고, 두번째가 바로 지나친 금리인상"이라면서 과도한 금리인상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FRB가 파급효과를 인식하지 못한채 금리를 지나치게 인상했다가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고용이 줄어들면서 주식시장과 미국 경제 전반이 침체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것.

그는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올해는 3.2%, 내년엔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은 올해 3.7%, 내년엔 3.8%의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 행장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올해의 경우 평균 1천100원에 머물지만, 내년엔 한국 외환보유고의 증가와 성장률 개선 등으로 인해 940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