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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의 새 주인으로 미래에셋 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한 것은 가격 요소와 함께 두 기관이 만들어낼 시너지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가격과 확실한 차이가 난데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이 결합한 국내 초대형 증권사가 국내 증권산업에서 써 내려갈 새로운 역사에 주목하고 이에 가점을 줬다는 평가다.
산은 정책기획부문장인 이대현 부행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자로 미래에셋을 선정한다고 발표한 뒤 브리핑에서 "미래에셋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고 비가격 측면에서도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좋은 계획을 많이 냈다"고 말했다.
산은은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제시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본입찰에 제시한 금액은 2조4,5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조2,000억원대, KB금융지주는 2조1,000억원 이하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데다 비가격 분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차순위 협상대상자는 선정하지 않았다는 게 산은 측의 입장이다.
미래에셋의 자본시장 발전계획에 대해 이 부행장은 "자산관리·자산운용 분야에 탁월한 역량 가지고 있는 미래에셋과 리테일에 높은 역량 있는 대우증권이 결합하면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생각했다"며 "정부에서도 증권사에 기업금융 등의 문호를 개방하려는 의도가 있는데 자본금이 커진 만큼 그런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우증권이 산은과 15년간 관계를 유지하면서 투자은행(IB) 부문의 역량을 많이 키워왔다"며 "그런 것이 해외를 지향하는 미래에셋과 결합해 자본시장에 역동성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노조가 지적한 미래에셋의 차입매수(LBO) 방식의 인수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는 LBO 방식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소위 주식담보대출, 즉 인수자가 자기 소유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은 LBO 논란에서 자유롭다"며 "그간 LBO에서 논란된 것은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인수합병(M&A)하는 사례였는데 미래에셋이 발표한 내용처럼 자기 소유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것은 LBO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법률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이 부행장은 "미래에셋이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우리도 같은 계획을 받았다"며 "노조 문제는 앞으로 잘 얘기해 풀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부행장은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결합을 통해 초대형 증권사가 출현함으로써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의 신호탄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산은은 내년 비금융 자회사 매각과 관련 정책금융 역할 강화 방안에 따라 매각할 수 있는 투자자산들은 신속히 매각할 계획이지만 시점을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어느 것을 어느 시점에 매각하느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회사별로 상황이 다 다르고 시장상황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A 딜이라는 것이 특정 매물을 특정 시점에 팔겠다고 내놓으면 패를 내보이는 것"이라며 "우리도 이번 대우증권 딜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태도와 의지는 확실히 보여드렸다고 생각하고 비금융 자회사도 같은 자세와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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