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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유가 비용분담책 시급

사상 최고가로 치솟는 국제유가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자가용 출퇴근을 포기하거나 경차로 바꾸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다. 직업상 매일 승용차를 몰아야 하는 자영업자들은 불경기에 장사도 잘 되지않는데 주유비용이 크게 늘어나 울상을 짓고 있다.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한 노하우를 습득하려는 세태를 반영하듯 가장 싼 주유소를 안내하는 인터넷사이트의 접속자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름값에 쪼들린 서민들은 돈지갑을 열기가 더욱 겁이 난다. 그렇지않아도 위축된 서민들의 소비심리가 유가급등으로 더욱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7월 중 소비심리가 3년 7개월 만에 최저인 것도 유가급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는 기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내수급랭으로 장사가 잘 안되어 어려운 판에 생산비용이 늘어나 대다수 기업들은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원유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서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면 으레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유사용도가 높은 소비자나 기업일수록 타격은 더 크게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급등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특정 주체들에 편중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유가급등으로 상반기 중 사상 최고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들은 원유가격이 올라갈 때 수출제품 가격이 유가 상승 폭보다 더 많이 올라 큰 이익을 남겼다며 석유제품의 내수가격은 수출가격보다 낮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정유사들이 유가가 오르기 전에 원유를 쌓아놓고 국내에 팔 때는 인상분을 반영해 떼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 중 어느 쪽이 맞는 지는 단정하기 어려우나 현재의 유가 산정방식이 30달러 이전에 만들어져 고유가시대에는 내수마진을 챙기는데 유리하다는 일부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그냥 흘려 듣지 말고 진실여부를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부 소비자들의 주장대로 정유사들이 고유가 시대의 이익만 챙기고 부담은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면 기업윤리차원에서도 옳지않다. 고유가의 부담나누기를 둘러싼 갈등은 원료 공급업체와 수요업체,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에도 심화되고 있다. 유화업계는 나프타 값의 급등으로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면 화섬업계는 내수마진율을 조금만 낮추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사정이 여의치 않자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직물 봉제업체에 비용 일부를 전가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내수침체로 중소 기업들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유가급등의 부담이 힘없는 중소기업에 지나치게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해외원유 의존도가 너무 높아 절약말고는 대책이 없기는 하나 합리적이고 공평한 부담나누기에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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