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투신권은 향후 전망이 여전히 밝다고 보고 펀드의 주식편입비중을 대폭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편입비중이 71% 이상인 성장형펀드의 경우 최근 주식비중이 평균 90%를 넘고 최대 98~99%까지 투자하는 운용사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주식비중을 높게 가져간다는 것은 시장전망을 그만큼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주식편입비중이 너무 높아 추가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신규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주식투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30일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 규모가 300억원을 넘는 26개 자산운용사의 성장형펀드 주식편입비중은 지난 29일 현재 93.0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운용규모 기준 상위 5개사의 평균 편입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94.89%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7월 평균 주식편입비중 83.56%에 비해 11%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성장형펀드 주식편입비중 계속 높아져=지난해 7월 말 성장형펀드의 평균 주식편입비중은 83.98%. 성장형펀드 운용규모 상위 5개 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만 주식편입비중이 91.29%로 높았을 뿐 나머지 증권사들은 80%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비중이 증가, 5월 성장형펀드의 평균주식편입비중이 처음으로 90%를 넘어섰다. 또 6월부터 상위 5개사가 모두 90% 이상으로 비중을 늘리면서 성장형펀드의 전체 주식편입비중은 ▦6월 91.98% ▦7월 93.06% ▦8월 92.82%로 꾸준히 높아졌다. 특히 7월 말에는 미래에셋투신과 미래에셋자산이 각각 99.03%, 98.40%까지 주식편입비중을 높여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순 제로인 펀드분석팀장은 “성장형펀드라고 해도 10%가량은 채권 등에 분산해 펀드를 운용한다”며 “주식비중이 90%를 넘는다는 것은 사실상 운용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주식에 쏟아붓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경섭 K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광개토주식펀드도 주식비중을 98% 안팎으로 늘렸다”며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고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자금 지속유입으로 추가투자도 늘어날 듯=이처럼 주식비중이 높아지면서 투신권이 주식 추가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성장형펀드의 경우 대부분 90%를 넘어 더 늘릴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주식형펀드에 새로 유입되는 자금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일 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주식형펀드에 유입되면서 펀드 볼륨 자체가 커지고 있어 추가투자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투신권의 설명이다. 주식형펀드 수탁액는 이달 초 13조8,180억원에서 29일 현재 14조8,870억원으로 1조690억원이 불어났다. 한달이 채 안돼 수탁액이 1조원 넘게 늘어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수하락에 관계없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투신권 역시 5월 8,555억원을 순매수한 뒤 7월에만 403억원을 순매도했을 뿐 6월 955억원, 8월 9,812억원(29일 현재)의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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