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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외국영화] 이란영화 ‘칠판’

14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상영될 `칠판`은 이란 마흐말바프가(家)의 `릴레이 영화 상영`의 두 번째 순서로 마련된 작품이다. `이란 영화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장녀 사미라 마흐말바프가 만든 두 번째 영화. 2000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부아르와 싸이드는 칠판을 메고 학생을 직접 찾아 다니는 선생님. 만나는 사람마다 가르치고픈 바람으로 `움직이는 학교`를 자처한다. 하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사람들은 그저 생존하는데 바쁠 뿐 글 쓰는 것도 읽는 것도 그다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산 위쪽으로 방향을 정한 리부아르는 국경을 넘나들며 밀수품과 장물을 운반하는 소년들과 만난다. 마을쪽으로 내려간 싸이드는 고향을 찾아가려는 쿠르드족 노인들을 만나 귀향의 동행이 된다. 영화 속에서 칠판은 희망의 상징인 동시에 고달픈 현실과 꺼지지 않고 살아있는 삶의 따뜻함 등을 반영하는 매개체다. 칠판은 환자를 나르는 들것이자 신방을 가리는 대문이며 남녀를 가르는 커튼인 것. 20살에 이 작품을 내놓은 작가는 전쟁이나 교육 등에 대한 목소리를 직설적으로 내고 있진 않지만 자연스러운 상징으로 이를 녹여내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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