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에너지 절약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가 '저탄소 녹색성장'이고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은 굳이 여러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특히 지금은 중동ㆍ북아프리카의 정정불안으로 원유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웃도는 등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에너지절약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인 것이다. 에너지 절약하면 국민들은 우선 기름ㆍ전력의 절약을 생각한다. 그러나 에너지가 비단 기름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도 에너지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물에 대해서는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물부족국가임에도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 환경부가 지난 2010년 물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절수형기기 보급확대 방안'을 마련하고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데 머뭇거리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최종보고서는 절수기기에 물의 사용량을 표시토록 해 제조자로 하여금 품질경쟁을 유도하고 실제적인 절수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방안대로 우리 국민들이 모두 절수기를 사용할 것 같으면 연간 약 6억톤 금액으로는 약 1조원 정도의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물자절약을 통하여 낭비를 없애고 최적의 소비생활을 습관화한다면 경제적인 부수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중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지하철역사, 백화점, 대형쇼핑몰 등)에 설치된 양변기의 경우 연간 물 절약 효과가(1일 사용빈도수 약 300회일 경우) 약 150만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물을 절약함으로써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물절약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소홀히 하고 있다. 물절약을 위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관계당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행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대통령의 지시를 실천할 수 있는 관계당국의 분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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