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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기업문화, 불황도 잘 헤쳐나가요"

호칭 '리더'로 통일한 네파… 자유로운 소통·피드백 정착

제품 개발에 반영돼 선순환

삼성물산·제로투세븐 등도 자율출퇴근·야근승인제 도입

비효율적 업무 관행 없애며 창의적 사고·도전정신 독려

네파 해피프라이데이 (2)
네파 임직원들이 금요일마다 팀별로 조식을 준비해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프로그램인 '해피 프라이데이'를 진행하면서 직원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제공=네파

거듭되는 불황 속에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와 혁신, 소통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찌감치 유연한 기업 문화를 도입해 성공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수직적인 조직 문화 아래에서는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창의적 사고와 도전 정신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에 기업들은 불황이 깊어질수록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앞다퉈 개선하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팔을 걷어 부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 네파는 열악한 아웃도어 기업 문화에서 가장 먼저 아웃도어의 가치인 '자유'를 기업 문화에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네파는 자유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중심으로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자유로움을 주는 브랜드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기업 내부에서부터 이를 실천 중이다.

네파는 우선 전 직원들이 직급 안에 능력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하며 업계를 주도해갈 수 있도록 사내 호칭을 '리더'로 통일했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주요 사안에 대해 소통하고 리더십을 배양하는 '타운홀 미팅'도 갖는다. 가족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매주 '해피 패밀리데이'도 실시해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를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품 개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직원들이 일상에서 자발적으로 네파 제품을 착용하고 활동하면서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고 있는 것. 매주 목요일 '네파 등산데이'에는 네파 제품을 입고 등산을 하며 제품에 대한 프리뷰, 리뷰 등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임직원간 화합과 친목도 도모한다. 격주 금요일마다 팀별로 조식을 준비해 직원들에게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산양 복원 캠페인에 기부하는가 하면 임직원들이 고객과 함께 소나무 식수 등에 나서며 소나무 자생지 복원에도 힘을 싣는 등 자연을 사랑하는 브랜드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네파에 자유로운 소통문화가 정착한 데는 박창근 대표이사의 '스킨십 경영'도 한몫했다. 박 대표는 점주들과 실시간 SNS를 통해 일대일로 소통하며 사내 인트라넷에 건의사항, 아이디어 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도록 게시판을 마련해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네파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기에 효율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네파 특유의 유연한 조직문화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매출 효율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분 사장도 패션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유연한 조직문화와 창의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8일 직접 사내 방송에 출연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핫라인 개설, 자율 출퇴근제, 오전 10시 이후 공식 미팅 등을 선언했다. 의사 표출의 자유로움, 업무 시간의 선택과 집중 등 조직문화의 개선이 뒤따라야 글로벌 기업에 맞설 경쟁력이 함양될 수 있다는 지론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을 주창해온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비효율적인 조직문화를 걷어내는 데 일찌감치 주력해 기업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10년 전 2005년 유연근무제와 정시 퇴근제를 도입했고, 귄위주의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이메일 교환, 토론 등 업무 전반에서 불필요한 관행을 없애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스마트 워크' 문화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지난 10여년 간 회사 규모를 30배 이상 키워냈다.

유아동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시 퇴근제'와 '야근승인제'를 도입, 승인없는 야근이 반복될 경우 인사평가에서 페널티가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야근이 30% 이상 줄었고, 업무 효율은 되레 높아졌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오후 6시 전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하기에 오히려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며 "수요일 패밀리데이에는 PC 전원이 오후 4시면 모두 차단되는 등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신희철기자

yvet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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