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브로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통신업계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특히 와이브로 육성을 위해 신규 사업자를 선정, 효율성이 좋은 저주파 대역을 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와이브로를 저주파 대역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세계적으로 거의 없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방통위 ‘와이브로 반드시 활성화돼야’= 와이브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방통위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 산업 활성화는 물론, 한국 통신기술의 해외 진출을 위해 와이브로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 한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에 대한 저주파대역 배치문제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와이브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1Ghz대역 미만 주파수의 와이브로 할당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4일 업무보고때 발표했던 ‘저주파수 가능성’보다 한단계 더 나간 것이다. 방통위의 이러한 의지는 주파수 회수 재배치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사업자의 원활한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투자비 부담 축소와 경쟁력 있는 통화품질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따라서 SK텔레콤이 현재 보유중인 800㎒ 주파수중 일부를 반납했을 경우 신규 사업자에게 이를 우선 배분할 것이라는 분석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통3사 당혹… 일부선 ‘실효성 의문 지적도= 업계에서는 이번 신규 사업자 선정과 저주파수 할당 발표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방통위가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 ‘주파수를 썩이고 있다’며 SK텔레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투자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800~900㎒ 대역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KTF와 LG텔레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 만약 신규사업자에게 반납된 800㎒ 주파수 일부가 우선 배정된다면 두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폭이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사업자가 등장한다면 800㎒를 먼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나머지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와 업계 일각에서는 와이브로의 저주파수 할당에 대해 실효성이 없는 조치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와이브로는 2.3㎓나 2.5㎓ 대역에서 사용되고 1㎓ 미만은 한 곳도 없는데 우리만 사용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를 갖겠느냐는 것이다. 또 통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야 하는 데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주파수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4세대(4G) 경쟁을 주도하겠다는 것인데 1㎓ 미만 대역을 사용하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우리만 사용하는 것이라면 굳이 힘들일 필요가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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