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협상 전략이 없다 양허안 '한미FTA수준' 요구 예상못해 끌려다니다 결국 수용 브뤼셀=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관련기사 '한·미FTA 기준' 땐 한국이 불리 "4차협상서 상품양허 타결 어렵다" 3차 협상까지의 성과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3차 협상이 21일(한국시간) 사실상 종료됐지만 협상기간 내내 EU 측 주장에 밀리다 결국 EU 측 의견을 수용한 가운데 오는 10월 서울에서 4차 협상을 열기로 하면서 협상팀의 안이한 자세, 협상전략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ㆍEU FTA 3차 협상은 ‘본격적인 주고받기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 달리 상품양허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가운데 사실상 종료됐다. EU 측은 처음부터 “최종안 수준의 양허안을 제시하자”며 강공으로 나왔지만 우리 측은 ‘밀고 당기면서 양허 수준을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전략으로 낮은 수준의 양허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EU 측은 협상 처음부터 “한국 측에서 제시한 수정양허안이 한미 FTA와 비교할 때 우리 측에 불리하다”고 우리 측 상품양허안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한미 FTA 수준만큼 올릴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별다른 대응전략을 준비하지 못한 우리 측은 결국 협상기간 내내 밀리다가 10월 4차 서울 협상에서 한미 FTA 합의안을 기준으로 협상을 벌인다는 데 합의, 사실상 EU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우리 측은 그동안 ‘한미 FTA는 한ㆍEU FTA와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전문가들은 EU가 자존심 차원에서라도 한미 FTA 합의안 수준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우리 협상팀의 안이한 자세 때문이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EU는 27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연합체인 만큼 의사결정구조가 복잡해 처음부터 최종안 수준의 양허안을 갖고 협상하라고 요구해왔지만 우리가 ‘낮은 수준의 양허안’을 제시한 것 역시 협상전략 부재였다는 지적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한미 FTA 합의안을 기준으로 협상하면 EU가 미국보다 떨어지는 것은 자동차 등 소수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개방폭이 미약한 부분은 주요 농산물은 물론 자동차 등 공산품도 여럿 되는 만큼 우리 측의 대폭적인 양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박 논리의 일관성도 떨어졌다. 우리 협상팀은 2차 협상 때까지 무관세 품목을 포함한 양허비율을 기준으로 EU 측 양허안과 비교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스스로 내렸다. 그러나 이번 3차 때는 “무관세 품목을 빼면 EU보다 더 높다”고 뒤늦게 주장했다. 김한수 우리 측 협상 수석대표는 “왜 EU 측 입장을 수용해 한미 FTA가 협상의 준거가 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EU가 미국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걸 끌려간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EU가 상품양허안에 대해 강하게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EU 쪽에서 한미 FTA 수준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직접적인 답변을 대신했다. 입력시간 : 2007/09/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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